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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1년 1월 7일 18시 3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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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대 이후 그리 멀지않은 미래를 그린 ‘근미래 영화’들이 등장했다. 지금 개봉중인 ‘6번째 날’을 비롯해‘스트레인지 데이즈’ ‘론머맨’ 등이 대표적 작품들. 이 영화들은 특히 황당무계한 것이 아닌 ‘곧 다가올 미래’의 모습을 그려 눈길을 끈다. 소품으로 등장하는 첨단장비들은 대부분 실험실에선 이미 개발이 끝나고 실용화를 기다리고 있는 것들. 영화속에 등장하는 내용은 몇년 뒤 보편화된 모습으로 우리 앞에 다가올지 모른다.
아널드 슈워제네거 주연. 유전공학과 정보화가 가져올 재앙을 다뤘다. 임대 헬리콥터 조종사 아담 깁슨은 자신의 생일날 퇴근길에 집에서 또 다른 자신이 가족들과 생일파티를 열고 있는 것을 발견한다. 파티를 열고 있는 것은 아담의 복제인간. 순간 그를 죽이려는 폭력배가 들이닥치고, 아담은 그들을 피해 다니며 사건의 전말을 캐내는데….
△미식축구선수가 착용한 헬멧과 안경에는 다양한 작전지시와 수비수들의 움직임, 감독의 지시가 문자와 음성으로 전달된다. 이 기술은 현재 미국 육군의 ‘랜드 워리어’ 프로그램에 적용돼 실용화 직전에 있다.
△주인공 아담의 집에 있는 냉장고는 인터넷으로 연결돼 있다. 우유를 거의 다 마셔 병의 무게가 가벼워지면 자동으로 식료품상에 주문을 한다. 이런 제품은 이미 시장에 나와있는 상태. 앞으로 홈네트워킹이 본격화되면 세탁기, 전자레인지, TV 등 모든 가전제품이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게 된다.
△자동항법장치가 달린 자동차는 행선지를 정해 놓으면 사람이 운전을 하지 않아도 자동으로 목표지점까지 알아서 달려간다. 미국에서는 이미 97년 실험에 성공, 실용화 단계에 있다. 국내에서도 최근 한 대학 자동차공학과 팀이 무인자동차를 개발해 경부고속도로를 시험주행한 일이 있다.
1999년이 배경이었던 95년 영화. 인간의 기억을 추출해 디스크에 저장, 판매하는 기술이 등장한다. 이런 발상은 ‘코드명J’와 일본 애니메이션 ‘공각기동대’에서도 볼 수 있다. 아직까지는 뇌파를 이용해 과녁맞추기 게임을 하는 초보적인 관련기술만이 개발된 상태. 그러나 전문가들은 조만간 이런 상상이 현실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아바타’가 등장해 가상섹스를 벌인다. 가상공간에서 자신의 분신을 이용하는 아바타는 지금은 가상현실의 대표적 키워드가 됐다. 가상현실은 SF가 아닌 다른 장르에도 등장한다. 94년작 ‘폭로’에서는 가상현실로 구현된 자료보관실에서 정보를 빼내는 장면이 나온다. 매트릭스 같은 영화에선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 자체가 가상일지 모른다는 ‘불순한’ 상상을 시도한다.
21세기, 더 이상 ‘재래적인 체액교환’을 통해 아기를 만드는 것은 용납되지 않는다. 모든 신생아는 유전자 조작을 통한 인공수정으로 만들어진다. 소위 ‘완벽한 신인류’의 등장. 성공을 위해 필요한 건 우성의 유전인자 뿐이다. 자연임신으로 태어난 사람들은 하층민으로 분류돼 차별받는다. ‘유전자 카스트제도’가 생겨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문권모기자>africa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