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류 전자상거래 관련 정유사 경영참여 막아야"

  • 입력 2000년 10월 31일 23시 09분


한국석유공사의 나병선(羅柄扇)사장은 지난달 30일 내년 초 개설될 국내의 석유류 전자상거래시장이 ‘소비자 시장’이 되기 위해서는 정유사들이 이 전자상거래시장의 경영자로 참여해서는 안된다는 입장을 처음으로 공식 표명했다.

나사장은 이와 함께 그동안 석유공사가 비공식적으로 준비해오던 석유류 전자상거래시장의 개설작업에 이미 참여하고 있다고 공식 발표, 그동안 이 시장을 자신들이 주도하기 위해 준비해 온 국내 정유사들과의 갈등이 불가피해졌다.

나사장은 이날 밤 석유공사에 대한 국회 산업자원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석유전자상거래’ 도입문제에 대한 의원들의 질문에 이같이 답변했다.

석유전자상거래는 현재 공급자 중심이어서 ‘소비자가격 담합의혹’ 등 독과점 폐해가 많은 국내 석유시장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는 방안으로 그동안 전문가들이 도입을 주장해 왔으며 8월 삼일회계법인 한국생산성본부 KCC정보통신 등이 우리나라 최초의 석유 전자상거래 운영회사 오일펙스(OILPEX)를 설립했다.

그동안 석유공사는 오일펙스의 운영에 표면적으로 나서지 않았으나 “이 회사에 ‘자문회사’ 형태로 참여해 왔다”고 나사장이 처음으로 밝힌 것.

그는 또 “석유전자상거래는 반드시 해야 하며 그동안 (이를) 거부하고 저지하는 데가 많아 제대로 추진할 수 없었다”고 토로한 뒤 “석유공사는 산업자원부 장관의 구두 승인을 받아 전자상거래업체 오일펙스 설립에 적극 참여했다”고 밝혔다.

나사장은 이어 전자상거래시장의 전망과 관련, “정유사들도 결국 오일펙스가 열어 놓은 전자상거래시장에는 참여하게 될 것이고 이미 S―OIL은 참여를 통보해 왔다”며 “정유사들이 참여하지 않으면 손해만 있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산업자원부의 한 관계자는 “석유공사의 입장에는 정부도 동의하나 정유사들이 거래자로 참여하지 않을 경우 실효성에 문제가 있다”고 말해 귀추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헌진기자>mungchi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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