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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0년 7월 17일 19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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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된 발명가’
국무총리상을 받은 강재화(전남 고흥영주종합고3년)군에게 주변 사람들이 붙여준 말이다.
“올해로 8년째 계속 발명대회에 참가하고 있어요. 처음 시작한 초등학교 5년때 전국대회에 입상해 견학을 가본 뒤 해마다 새로운 작품으로 도전해 보자는 목표를 세웠어요.”
강군이 이번에 내놓은 작품은 ‘자원활용을 위한 기름 회수장치’.
흡착판이 여러 장 붙어있는 컨베이어벨트를 비스듬히 회전시키면 수면에 유출된 기름이 흡착돼 올라온다. 이것을 상단 회수장치에서 긁어내 기름탱크에 모은 다음 섞여 들어온 물만을 분리해 다시 흘러내려가게함으로써 환경오염을 막고 기름을 재활용할 수 있게 한 장치이다.
이 작품의 탄생은 95년 시프린스호 기름유출 사고가 계기가 됐다. 양식장이 많은 강군네 마을까지 기름이 흐러들어와 피해를 입혔다. 기름의 특성을 조사하고 회수 방법을 연구하면서 직접 부품을 구해 자르고 붙이고 용접했다. 고장난 세탁기 통을 기름탱크로 사용했다. 시행착오도 많았다. 문제가 잘 해결되지 않을 때는 신경성 위장병까지 앓았을 정도로 열성이었다.
“분리한 물의 자동 배수장치를 만드는 게 가장 힘들었어요. 기름은 점성이 높고 전기 전도성이 좋지 않아 물에서 사용하는 센서를 활용할 수 없었기 때문이죠.”
결국 대기압을 이용한 특수 수위조절장치를 고안해 높은 창의력을 인정받았다.
올해 초 전근 온 선생님을 불쑥 찾아가 막무가내로 도움을 청할 정도로 적극적인 강군. 권성진 지도교사는 그의 의욕과 탐구능력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신동민과학동아기자>hisd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