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교도소 국내최대 백로 서식지…1천여마리 둥지터

  • 입력 2000년 7월 12일 18시 45분


‘교도소에 웬 백로떼….’

전남 무안군 일로읍 목포교도소 내 1500여평의 소나무 숲에는 중백로 쇠백로 800여마리와 왜가리 해오라기 등 모두 1000여마리가 둥지를 틀고 있다. 백로 집단서식지로는 국내 최대규모.

이 소나무 숲은 재소자 수감동과 불과 10여m 떨어져 있지만 주위에 철조망 울타리가 설치돼 있어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는 곳이다.

이 곳에 백로떼가 찾아든 것은 97년부터. 10㎞여 떨어진 무안읍 용월리 백로 집단서식지(천연기념물 제211호)가 서해안고속도로 공사로 주변 환경이 훼손되면서 교도소 내 ‘안전지대’로 백로가 모여들었다.

또 교도소 인근 영산강과 국내 최대의 연꽃 자생지인 무안읍 봉룡리 ‘연꽃방죽’에 미꾸라지 붕어 등 먹이가 풍부해 집단서식지로 최적의 여건을 갖추고 있다는 게 조류전문가들의 설명.

목포교도소 신문식(申文植)서무과장은 “2년 사이에 개체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 요즘에는 푸른 소나무 숲에 하얀 목련꽃이 핀 것처럼 백로떼로 뒤덮여 장관을 이룬다”며 “삭막한 교도소에 둥지를 튼 백로떼를 진객으로 여기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조류보호협회 목포지회 박수철(朴守哲)회장은 “백로 집단서식지인 전북 임실이나 경기 여주에 비해 개체수가 많은 것으로 추정된다”며 “생태조사를 벌인 뒤 문화재청에 천연기념물 지정을 건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무안〓정승호기자>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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