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TFT-LCD업체, 장비수입 고율관세 '골머리'

  • 입력 2000년 6월 1일 19시 41분


‘TFT-LCD 국내 생산업체 역차별?’

반도체에 이어 차세대 한국 산업의 주력으로 평가받고 있는 초박막액정표시장치(TFT-LCD)를 생산하는 국내 업체들이 수입 관세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노트북PC나 휴대전화 액정 화면 등에 들어가는 TFT-LCD는 최근 전세계적으로 수요가 급격히 늘고 있는 품목으로 삼성전자 LG필립스LCD 현대전자 등이 세계 시장의 37.6%를 장악하고 있다.

TFT-LCD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반도체 제조공정과 유사한 세정장비 등 각종 장비를 수입해야하는데 정부는 반도체 제조용 기기에 대해서는 세계무역기구(WTO)와의 협정에 따라 관세를 물리지 않지만 TFT-LCD 제조 부품은 기타 장비로 분류, 수입액의 8%를 관세로 받고 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와 현대전자 등이 올해 TFT-LCD 제조 부품 수입으로 납부해야 하는 관세만 350여억원에 이르는 실정.

특히 경쟁 국가인 일본과 대만 등은 TFT-LCD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서 관세를 부과하지 않고 있어 자칫하면 고율의 관세가 주력 산업의 경쟁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특히 필립스사와 지난해 50대50으로 합병 법인을 설립한 LG필립스LCD의 경우 외국투자 기업으로 분류돼 조세특례제한법 등에 따라서 TFT-LCD 제조 부품 수입에 관세를 내지 않고 있어 형평성 문제마저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우리의 경쟁국인 일본 대만은 TFT-LCD를 국가의 수출 주요 제품으로 인식하고 수입장비에 대해 무관세를 시행하고 있지만 국내 업체들은 8%의 고율 관세를 부담해야하기 때문에 시설투자나 가격 측면에서 경쟁력이 떨어질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TFT-LCD는 ‘제2의 산업의 쌀’로 불리는 제품으로 삼성 LG 현대 등 국내업체들이 일본 업체들과 치열한 시장 쟁탈전을 펼치고 있으며 올 하반기에는 대만업체까지 참여해 더욱 치열한 경쟁이 펼쳐질 전망이다.

세계TFT-LCD시장은 올해 160억달러 규모에서 2003년경 300억달러 규모로 급성장할 것으로 예측되며 노트북PC뿐만 아니라 데스크톱PC 등 모니터 시장의 확대로 시장 규모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훈기자>dreamland@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