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2B사이트]철강독주 포철 초반부터 '암초'

  • 입력 2000년 5월 31일 20시 17분


“당장은 반쪽으로 갈 수밖에 없다.”

국내 종합상사의 철강 B2B 포털사이트 개설 계획에 대응해 국내외 거래업체간 전자상거래를 서두르고 있는 포항제철은 이같은 잠정 결론을 내렸다. 포철은 대형 철강제조업체가 지금까지 거래에서 축적된 고객 데이터베이스를 바탕으로 기업간(B2B) 전자상거래를 개시하면 시너지 효과를 얻을 것으로 기대하고 국내 업체와의 인터넷 거래를 꾸준히 준비해왔다.

하지만 철강 재고품을 중심으로 이뤄질 국내 거래는 ‘주문은 인터넷에서, 결제는 오프라인으로’ 실행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 경영진과 실무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우선 거래를 뒷받침할 은행 고객 포철 3자간 인터넷 결제시스템이 갖춰져 있지 않고 연간 7조원 이상 규모의 전자화폐를 발행할 방법도 없다는 것이 가장 큰 걸림돌.

포철의 실무자는 “대규모 자금이 이동하는 B2B 인터넷 거래에서 상대방의 신용을 보증하거나 결제를 인증할 기관이 없어 종전대로 오프라인 결제수단을 이용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거래 상대방의 오랜 오프라인 관행도 전자상거래의 복병으로 꼽힌다. 포철 e비즈니스팀 관계자는 “인터넷으로 거래하면 세원(稅源)이 노출될까 꺼리는 업체들이 많고 외상이나 어음을 이용한 결제 등 종전의 거래 관행이 바뀌지 않는 한 인터넷 거래로 흡수할 분야는 극히 한정돼 있다”고 밝혔다.

포철은 2001년 8월 수출용 철강제품을 중심으로 B2B 사이트를 본격 가동할 계획이지만 아직 표준 모델을 찾지 못해 국제 전자상거래를 위한 시스템 설계 작업을 미루고 있다.

박한용(朴漢用)포철홍보실장은 “생산 공정에서 판매 직전 단계까지 내부적으로는 완벽에 가까운 시스템을 구축했으나 거래 수단과 상대방의 준비 등 외부의 문제가 풀리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위용기자>viyon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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