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시대 CEO]E메일 '척척' DDR도 "아, 그거"

  • 입력 2000년 5월 26일 20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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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크래프트와 DDR가 뭔지 모르거나 E메일을 모두 비서에게 시키는 경영자라면 디지털시대 CEO(최고경영자)로는 자격미달.

현대경제연구원은 26일 내놓은 ‘나는 몇점짜리 디지털CEO인가’라는 보고서에서 디지털시대 전문경영인이 갖춰야 할 자질을 스스로 진단할 수 있는 흥미있는 지표를 제시했다.

보고서는 디지털시대 CEO에게 필요한 역량을 △휴먼네트워킹 △이미지메이킹 △디지털마인드 △개척정신 △리얼타임력 등 5개영역으로 나누고 객관식 20문항으로 점검했다.

이에 따르면 회사를 옮기고자 했을 때 뒤따르겠다는 사람이 별로 없거나 신간 서적을 두달에 한권도 접하지 않는 CEO는 낮은 점수를 받게 된다. 또 기업의 주가를 얼마나 끌어올렸는가, 주요 전문가와 얼마나 자주 교류하는가, 기부 등 사회봉사를 얼마나 자주 하는가 등도 ‘디지털CEO’의 자질을 평가하는 항목.

‘자가진단’ 결과 100점 만점에 90점 이상이면 이상적인 ‘디지털 CE0’. 반면 70점 이하이면 자기혁신이 필요하고, 60점 이하라면 디지털 CEO로 자질이 부족한 ‘아날로그형 CEO’라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CEO의 이미지가 곧 회사의 이미지인 시대에서 CEO의 역량은 기업가치에 큰 영향을 미친다. 지난해 7월 미국 휴렛팩커드(HP)가 루슨트테크놀로지의 칼리 피오리나를 영입하자 HP의 주가는 급등한 반면 루슨트의 주가가 떨어진 것은 이를 잘 보여주는 것이다.

현대경제연구원 한주희(韓周希)연구위원은 “디지털화에 적응하지 못하는 기업이 도태되듯이 ‘아날로그형 CEO’도 세대교체될 것”이라며 “CEO 스스로 자기가치를 점검하고 평가받겠다는 발전적인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승진기자>saraf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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