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쇼핑몰 "소문과 다르네"…오프라인 매장과 가격비교

  • 입력 2000년 3월 14일 22시 54분


인터넷 쇼핑몰에서 물건 값이 과연 더 쌀까. 인터넷 쇼핑몰은 창고가 필요없는 획기적인 물류 시스템과 생산자와 소비자를 직접 연결시키는 유통 과정의 단축으로 오프라인 쇼핑몰보다 값이 싸다고 알려진 것이 사실.

그러나 동아일보가 인터넷 쇼핑몰 가격 비교 전문사이트인 오미(www.omi.co.kr)에 의뢰, 300여개 인터넷 쇼핑몰에서 판매중인 TV 냉장고 컴퓨터 향수 등 10개 품목의 판매 가격을 백화점 할인점 등 오프라인 매장과 비교한 결과 인터넷 쇼핑몰의 가격이 전반적으로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조사 결과는 기존의 상식을 뒤엎은 것으로 아직 인터넷 쇼핑몰을 이용하는 인구가 적어 물품의 단가가 상대적으로 높고 오프라인 매장과의 실질적인 가격 경쟁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쇼핑몰 가격 천차만별〓LG TV(모델명 CN-25H3X)의 경우 인터넷 쇼핑몰의 최저가는 35만8000원(마트24)이었지만 최고가는 43만1600원(LG인터넷쇼핑몰)으로 쇼핑몰에 따라 가격 차이가 8만원이나 났다.

특히 인터넷 쇼핑몰의 평균 판매 가격은 37만9040원이었지만 이 제품을 LG전자 대리점에서 산다면 37만원, 할인점 E마트에서는 36만8500이면 살 수 있다.

또 삼성냉장고 지펠(SR6580Z)은 삼성대리점이 171만2000원, E마트가 167만8000원이었으나 인터넷 쇼핑몰의 경우 최저가(161만4000원, 리빙타운)와 최고가(202만2000원, 오픈타운)의 차이가 무려 40여만원이나 났다.

잘 알려진 한솔CS클럽(167만원)골드뱅크, 삼성몰(이상 170만원)등도 오프라인 가격과 별 차이가 없거나 약간 비쌌다. 평균 가격은 170만4000원.

특히 온라인상에서 구입하면 훨씬 싸다고 알려진 컴퓨터 관련 물품의 경우도 오프라인 매장과 별 차이가 없거나 오히려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삼보컴퓨터 노트북 ‘드림북(Lite M5540H)의 경우 삼보대리점에서 325만원, 국제전자센터 매장에서 290만원이었으나 인터넷쇼핑몰인 골드뱅크에서 322만원, 전자랜드21에서 396만원에 판매되고 있었다.

물론 283만원에 판매중인 쇼핑몰(PC2002)도 있었지만 평균가격은 333만8684원으로 오프라인보다 비쌌다.

이밖에 베르사체 블루진 향수(75㎖)의 경우 인터넷 쇼핑몰의 평균 가격이 3만5876원으로 백화점(4만4000원,갤러리아) 할인점(4만2000원,까르푸)보다는 상대적으로 저렴했다.

▽온라인이 비싼 이유는?〓정보통신정책연구원 이인찬 박사는 이에 대해 “아직 국내 전자상거래 시장 규모가 크지 않고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영역별 가격 경쟁이 본격화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시장이 커져야 물류에 있어서도 ‘규모의 경제’ 논리가 적용돼 가격이 낮아지겠지만 아직 그 수준에 이르지 못했다는 것.

특히 인터넷 쇼핑몰들은 상대적으로 교육수준이나 경제적인 능력이 나은 온라인 소비자들에 맞춰 가격을 제시하는 것도 원인으로 지적된다.

이박사는 “미국의 경우 온라인 쇼핑몰들이 가격은 다소 비싸지만 제품에 대한 확실한 애프터서비스, 품질보증기간 연장 등을 오프라인 쇼핑몰보다 나은 강점으로 삼고 있다”며 “전자상거래를 위한 금융, 물류 시스템 등이 안정되고 이용 인구가 늘면 점차 인터넷 쇼핑몰의 가격이 싸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훈기자> dreamlan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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