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네트워크 시스템]인터넷으로 밥짓고…진료받고…

  • 입력 2000년 2월 23일 19시 41분


정보통신부가 2005년까지 삼성 LG 대우전자 등 가전3사와 공동으로 집중 육성하겠다는 인터넷 정보가전(IA)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TV 냉장고 PC 오디오 휴대전화 등 다양한 전자제품들을 인터넷으로 연결해 원하는 정보를 리얼타임으로 이용할 수 있게끔 지원하는 핵심 요소가 바로 인터넷 정보가전 기술.

인터넷 정보가전이 앞으로 우리의 생활을 어떻게 변화시킬까? 홈네트워크 시스템이 구축된 미래 가정생활로 여행을 떠나보자.

오전 6시. 디지털TV에서 은은하게 흘러나오는 비발디의 사계 음악을 들으면서 눈을 뜬 박과장(37). 지난주 방송을 보면서 들은 사계가 너무나 마음에 들어 디지털TV의 하드디스크에 저장한 뒤 아침마다 듣고 있다.

기분좋게 잠을 깬 그는 거실로 가 TV 리모콘을 집는다. 지문인식기가 탑재된 리모콘은 즉시 신분을 확인하고 박과장이 선호하는 뉴스서비스를 제공한다. 밤사이 디지털TV가 스스로 인터넷을 검색해 주요 신문 방송의 기사를 맞춤정보로 가공했기 때문에 짧은 시간내 많은 정보를 훑어 볼 수 있다.

화장실에 가고 싶어진 박과장. 얼마전까진 조간 신문을 들고 화장실로 달려갔지만 이젠 아무 것도 들고 가지 않는다. 화장실에 앉아 앞에 설치된 TFT-LCD 화면을 보면서 스포츠 경기를 시청하는 것이 새로 생긴 그의 버릇이다.

출근 전 교통상황을 체크하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일. 인터넷 교통정보 서비스 덕택에 혼잡을 피해 직장에 출근할 수 있다.

박과장의 부인 K씨(34)도 인터넷 정보가전의 수혜자. 얼마전 아이가 아파 디지털TV로 원격 진료를 받았다. 인터넷 화상에 뜬 의사는 증세에 대해 설명을 듣고 카메라를 통해 아이의 눈과 목 및 등을 살펴본 뒤 처방전을 E메일로 보내줬다. 덕분에 몇시간씩 진료실 앞에서 기다려야 하는 수고를 덜었다.

또한 동창회 모임 등으로 바쁜 날은 밖에서 무선 인터넷 접속기능을 갖춘 개인정보기기(PDA)를 조작해 전기밥솥과 전자렌지를 작동시켜 밥을 짓고 음식을 데워 가족들이 따뜻한 식사를 할 수 있게 준비한다.

잠시 시장에 장보러 갈 때에는 혼자 남은 아이가 잘 지내는지를 화상 휴대전화로 바라보면서 심심하지 않도록 애니메이션 영화를 틀어줄 수도 있다.

LG전자 디지털미디어 연구소의 한 관계자는 “인터넷이 가전기기를 제어하는 인터넷 정보가전 시대에는 우리의 기존 생각을 뛰어넘은 많은 일들이 가능해져 상상이상으로 편리한 생활이 실현된다”고 말했다.

<성동기기자>espr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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