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산 풍악호 선상 800명 독도서 새밀레니엄 해맞이

  • 입력 2000년 1월 2일 20시 37분


'동방의 겨레 오롯이 일편단심 모아/새 아침을 맞이하였나이다/…/오늘 아침/이 거룩할손 바다 위에서/찬란한 화평 이룩함이여…/…/천년의 새해 아침 새로 태어나게 하소서/…/독도 에워싼 바다 위에서 살을 에어 비나이다'(고은의 '독도 비나리'중).

1일 국토의 동쪽 끝, 한 점 섬 독도 앞바다 금강산 풍악호 선상에서는 800여명이 민족의 통일과 번영, 인류의 평화를 기원하면서 '독도 새 밀레니엄 해맞이'를 가졌다.

동아일보와 MBC가 공동주최하고 현대상선이 협찬한 이 행사 참가자들은 1999년 12월31일 오후 강원 동해항을 출발해 1월1일 오전 5시40분 독도 해상 2마일 앞까지 왔다. 이번 행사는 금강산 관광의 3박4일 일정 중 1박2일을 새천년 독도 일출 관광으로 바꾼 밀레니엄 이벤트.

독도 밀레니엄 해맞이는 설렘과 기대로 시작됐다. 칠흑 같은 어둠을 뚫고 새벽부터 풍악호 갑판으로 모여든 승객들은 동해가 서서히 동터오르자 신세계의 개벽을 맞이하듯 설렘과 기대감에 가득했다. 이들은 오전 7시26분으로 예정됐던 독도 일출을 제대로 볼 수 없자 아쉬워하는 모습이었지만 새 천년의 기원과 희망을 국토의 막내와 함께 했다는 감격이 모두의 얼굴에 가득했다.

풍악호 갑판엔 시인 고은의 축시 '독도 비나리'가 울려퍼졌고 이어 이명자(李明子)무용단의 창작 무용 '떠오르는 빛'이 공연됐다. 창작무용공연은 이날 행사의 절정. 젊은 무용수들의 힘찬 춤사위는 군청색 동해물결, 우뚝 솟은 독도의 듬직한 모습과 어우러지면서 한민족의 새천년 웅비를 당당하게 보여주었다. 이날 행사는 특히 일본인의 독도 호적 등재 사건이 불거져 나온 직후여서 그 의미가 각별했다.

<풍악호 선상=이광표기자> kp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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