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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1999년 11월 9일 18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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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서울병원 정신과 유범희교수가 학계에 보고한 23세 대학생의 사례다. ‘사이버 중독’하면 인터넷에 빠져 다른 일에 지장이 있는 정도로만 아는 사람이 많지만 이처럼 여러 정신적 문제와 밀접하게 관련돼 있다는 연구결과가 국내외에서 잇따르고 있다.
▼사이버 중독은 병?▼
인터넷 증후군(Internet Syndrom) 웨버홀리즘(Webaholism) 인터넷중독장애(Internet Addiction Disorder·IAD) 등으로도 불린다.
80년대 후반부터 영국 미국 등에서 사이버 중독에 대한 논문이 쏟아져 나왔지만 몇 년 간 학자들은 이것이 과연 병인지를 놓고 의견일치를 보지 못했다. TV중독 책중독 운동중독 등과 마찬가지로 사이버 중독이 어떤 점에서 해로운지 명확하지 않았던 것.
그러나 96년 미국 피츠버그대학의 킴벌리 영박사가 미국정신의학회의 정신질환 분류목록인 ‘DSM―Ⅳ’에 수록된 병 중 ‘병적 도박’의 틀로 사이버 중독을 분석하면서부터 여러가지 정신질환과 관련있다는 것이 밝혀지기 시작했다.
영박사는 사이버 중독자가 대화방(35%) 머드게임(28%) 동호회(15%) 순으로 즐겨 전자우편이나 정보검색 등을 주로 이용하는 일반인과 다르며 현실도피의 수단으로 사이버 공간에 빠진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닭이 먼저, 달걀이 먼저?▼
지금까지 연구 결과 사이버 중독자는 △강박경향 △충동성 △우울증이 있고 △자존감이 아주 낮은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서울대병원 정신과 하지현 전임의는 “정신적 문제가 있는 사람이 사이버 공간에 빠지면 증세가 악화된다”며 “이전세대에 비해 충동적이고 다른 사람과 직접적 교류를 피하는 ‘N세대’는 사이버 중독의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
▼나는 사이버 중독?▼
얼마나 오래 사이버 공간에 있느냐가 절대적 기준은 아니다. 1주일 정도 컴퓨터 없이 지내보면 사이버 중독인지 아닌지를 감잡을 수 있다.
자신이 사이버 중독이라고 여겨지면 △컴퓨터 이용 시간 정하기 △통신 전에 할 작업 미리 정하기 △가족끼리 외식 여행을 자주 하기 △얼굴을 맞대는 모임에 적극 가입 △신문이나 잡지 등 종이매체 이용 등 생활습관을 바꿔야 한다. 1주일 이상 시도해도 고쳐지지 않을 경우 정신과전문의를 찾는 것이 좋다.
한국정신병리진단분류학회(회장 우종인 서울대교수)는 인터넷신문 마이다스동아일보의 홈페이지(www.donga.com)에서 설문을 통해 인터넷 이용자의 인터넷 중독 여부를 가려주고 중독자에겐 심리테스트를 실시, 바람직한 인터넷 사용법을 알려준다.
〈이성주기자〉stein33@donga.com
▼사이버중독 체크 리스트▼
각 항목에 대해 다음과 같이 점수를 매긴 후 합산한다.
전혀 아니다〓1점
거의 그렇지 않다〓2점
가끔 그렇다〓3점
자주 그렇다〓4점
항상 그렇다〓5점
①컴퓨터를 켜기 전의 예정보다 더 오래 컴퓨터에 붙어있다.
②컴퓨터 때문에 집안일이나 사무실정리 등을 게을리한다.
③친구나 배우자와 함께 있기 보다 사이버 공간에서 노는 것이 더 좋다.
④사이버 공간에서 친구를 사귄다.
⑤주위에서 온라인 이용 시간을 줄이라고 말한다.
⑥온라인 때문에 성적이 내려가거나 숙제를 못했다(학생).
⑦온라인 때문에 일의 생산성이 떨어진 적이 있다(직장인).
⑧꼭 그럴 필요가 없는데도 메일 박스부터 확인한다.
⑨온라인에서 무엇하느냐고 물었을 때 숨긴 적이 있다.
⑩사고(思考)가 힘들어지면 사이버 공간을 생각하며 벗어난다.
⑪온라인 접속을 생각하면서 들뜬 적이 있다.
⑫인터넷이 없으면 지루하고 공허하다고 생각한 적이 있다.
⑬누가 옆에서 온라인 활동을 방해하면 짜증이 난다.
⑭온라인 때문에 잠을 설친 적이 있다.
⑮컴퓨터를 껐을 때 사이버공간의 일과 현실이 혼동된 적이 있다.
(16)온라인을 하면서 “몇 분 만 더”라고 중얼댄 적이 있다.
(17)온라인 시간을 줄이려고 시도했다가 실패한 적이 있다.
(18)하루 몇 시간 온라인을 하는지 숨긴 적이 있다.
(19)다른 사람과 밖에 나가는 것보다 온라인하는 것을 선택한다.
(20)기분이 좋지 않다가 온라인을 하면 좋아진 적이 있다.
〈결과〉
△20∼39점〓사이버 공간을 잘 활용하고 있습니다.
△40∼69점〓온라인이 당신의 생활을 쥐락펴락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합니다.
△70∼100점〓상담이 필요합니다.
※자료제공〓한국정신병리진단분류학회 사이버 중독 연구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