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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1999년 8월 20일 18시 4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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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하면 ‘노다지’를 캘 수 있는 신약. 그러나 신약으로 인정받고 시장에 나오기까지는 최소한 10년 이상의 시간과 천문학적 액수의 투자가 필요하다. 그래서 신약 탄생과정은 흔히 ‘낙타가 바늘구멍을 통과하기보다 어렵다’고 말한다.
신약개발은 보통 신약 후보물질 발굴→전(前)임상→임상1상→임상2상→임상3상→허가의 과정을 거친다.
신약개발의 첫 단계인 후보물질 발굴은 1∼3년이 걸리는 기초탐색 연구과정. 개발품목을 결정하기 전에 현재의 학문과 기술수준으로 개발이 가능한지 여부를 기초조사하고 천연물질 수집, 추출, 합성 등을 통해 신물질을 만들어낸다.
이렇게 신물질이 만들어지면 물질에서 유효성분을 분리해내는 ‘스크리닝’과정을 거쳐 본격적인 전임상 실험에 돌입한다. 전임상실험은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임상실험 전에 동물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실험. 발굴된 후보물질이 사람에게 안전한 것인지, 약효를 지닌 것인지를 검사한다. 기초조사에서 전임상실험까지 걸리는 시간은 보통 4년에서 8년.
전임상실험이 성공하면 비로소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실험이 시작된다. 1단계는 건강한 지원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1상. 인원은 국가별로 차이가 있지만 대개 20∼100명 수준이다. 주로 약물의 부작용 등 안전성 확인에 중점을 두고 실험이 진행된다.
임상2상은 소수의 해당 질환자를 대상으로 약물의 적정용법과 용량, 적응 등을 검토하는 실험단계로 실험대상도 수백명으로 늘어난다.
임상1,2상이 성공리에 끝나면 대상을 수천명이 넘는 다수의 질환자로 확대해 약물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최종 확인하는 임상3상에 돌입한다. 이 때 약물의 효능, 효과 검증은 물론 사용상의 주의사항까지 설정한다. 임상1,2,3상에는 보통 5∼7년이 소요된다.
임상3상이 성공리에 끝나면 관계기관이 축적된 방대한 실험 자료를 검증하는 단계(승인)를 거쳐 신약으로 인정받는다.
이처럼 까다로운 과정 때문에 세계의약품 시장은 신약개발 능력을 갖춘 상위 20여개사가 전세계 시장의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현재까지 신약을 개발한 국가는 미국 일본 독일 영국 프랑스 등 10여개국에 불과하다.
〈이 훈기자〉dreamlan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