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색 밀레니엄 파티]지구촌 들썩…축제의 이면에는

  • 입력 1999년 7월 18일 18시 39분


빌 클린턴 미국대통령의 부인 힐러리 같은 유명인부터 뒷골목 ‘민초’까지 미리 설렌다. 독일의 시사주간지 ‘포쿠스’는 최근 각국의 다양한 사람들의 광적인 ‘새 밀레니엄 이브의 파티 계획 세우기’를 보도했다.

◆요란한 사람들

모니카 르윈스키가 TV에 출연해 클린턴대통령과의 관계에 대해 얘기하고 있던 3월. 힐러리는 드림웍스SKG의 스티븐 스필버그, 제프리 카첸버그와 음악 프로듀서 퀸시 존스에게 전화를 걸어 자신이 계획하고 있는 ‘밀레니엄 파티’에 초대하고 있었다.

빌 게이츠는 남태평양의 피지섬에 친구 1000명을 초대해 새 밀레니엄의 태양을 맞이할 계획. 그는 피지섬의 호텔에 객실 1000개를 예약했다. 남아공의 넬슨 만델라 전대통령은 유명인사 및 일반시민 200만명과 함께 24시간짜리 댄스파티를 계획 중. 모델 나오미 캠벨과 티베트의 달라이 라마 등이 초대에 응한 상태.

마이클 잭슨은 시차를 이용해 호주 시드니와 미국 호놀루루에서 같은 시각에 공연을 가질 계획.

영화배우 숀 펜과 조니 뎁은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유니세프 기금모금을 위해 3일간 열리는 ‘명상 축제’에 참가해 자신을 되돌아보는 기회를 가질 예정. 영화배우 존 트라볼타와 버진레코드사의 리처드 브랜슨사장은 각각 제트기와 열기구를 타고 하늘에 떠 있을 계획.

반면 머라이어 캐리의 전 남편인 소니뮤직의 토미 모톨라사장은 “가족동반으로 친구 몇명과 조용하게 보내겠다”면서 “일상 생활 자체가 요란한 파티인데 거창하게 떠벌일 필요가 있느냐”고 반문했다.

◆그 이면에는

‘밀레니엄 스트레스’도 주목할 만한 수준. 최근 한 여론조사에서 미국인의 46%가 ‘12월31일 밤을 뉴욕의 타임스스퀘어에서 지내겠다’고 대답하는 등 대부분의 미국인이 ‘집 밖에서의 파티’를 계획하고 있다.

타임스스퀘어는 1907년 이후 미국에서 섣달 그믐날 축제가 화려하게 열리는 대표적인 장소. 이에 따라 이때 집안 일을 대신해 줄 사람의 주가가 치솟을 전망.

뉴욕 ‘베스트 도메스틱 서비스’의 모리스 윈게이트사장은 “12월31일에는 베이비시터의 보수가 평소의 두 배 수준인 시간당 25달러(약 2만9000원)선에서 정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마약상들은 ‘환각파티’ 탓에 마약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보고 ‘물량확보’에 나서고 있다고. 뉴욕 뒷골목의 한 마약상은 “업자들이 재고확보를 위해 사재기에 나섰다”며 자신도 4명을 채용했다고 귀띰했다.

독신남성이 ‘돈으로 외로움을 달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이 분야의 수요도 늘 것으로 보인다. 접대부 회사 ‘알루어 에스코스’측은 “이날은 값이 3배까지 뛸 것으로 전망되며 예약 손님을 받기에도 바쁠 것”이라고 전망했다.

〈나성엽기자〉newsd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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