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콤 쟁탈전]삼성 「뜀박질」 LG 「제자리」

  • 입력 1999년 4월 30일 19시 45분


데이콤 경영권을 둘러싼 삼성과 LG의 대립이 심화되고 있다.

삼성은 30일 KBS가 가진 데이콤 지분 2.61%와 연합뉴스의 1.23%를 추가로 매입해 지분을 24.84%로 높였다. 삼성은 구본무(具本茂)LG회장이 27일 청와대에서 데이콤 인수의사를 밝힌 다음날 대우중공업으로부터 2.75%를 전격 매입한 데 이어 다시 이틀만에 추가지분을 확보해 무서운 속도로 데이콤 지분을 늘리고 있다.

▽펄펄 나는 삼성, 족쇄 채워진 LG〓삼성은 LG에 대한 데이콤 지분 5% 제한이 해제되기 전에 지분을 계속 늘려나감으로써 LG의 발목을 잡는다는 전략이다.

지금까지 데이콤 지분확보 의도를 명확히 밝히지 않던 삼성은 30일 “여건만 된다면 데이콤을 인수하겠다”고 밝혀 LG와의 데이콤 인수전을 공식화했다.

그러나 LG는 지분제한이 해제되지 않은 상황에서 섣불리 지분을 추가 매입할 수 없는 입장. LG는 다음주초 정보통신부에 지분제한 해제를 공식요청하고 풀릴 경우 본격적인 지분확보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LG관계자는 “우리도 KBS 등 데이콤 소수주주들과 협상을 벌여왔으나 지분제한 때문에 아직은 매입할 수 없다”며 “삼성은 맹렬하게 지분을 확대하는데 LG에만 지분제한을 두는 것은 불공정하다”고 주장했다.

▽동양 지분은 어디로〓LG는 반도체빅딜 대가로 현대의 데이콤지분 5.25%를 받으면 총 38.06%를 확보하게 된다. 그러나 삼성이 지금처럼 맹렬한 속도로 지분을 늘릴 경우 안심할 수 없는 상황.

현재 두 그룹이 추가로 매입할 수 있는 데이콤 지분은 동양그룹의 공식지분 16.68%(우호지분 포함 23%)와 기타 11.07%.

이에 따라 LG와 삼성은 경영권 향배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동양그룹과 매입협상을 벌이는 한편 소수주주를 끌어들이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동양그룹측은 이에 대해 “우리로선 데이콤 공동경영에 참여하는 것이 최우선”이라며 “방미중인 현재현(玄在賢)회장이 다음주 귀국할 때까지는 어떠한 결정도 내릴 수 없다”고 밝혔다.

〈이영이기자〉yes20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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