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전화 통화 엿들을수 있다』…고유번호 알아내 도청

  • 입력 1998년 11월 3일 19시 19분


회사원 N씨(37)는 얼마전부터 휴대전화 음질이 떨어지고 누군가 엿듣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통화 도중 이상한 잡음이 끼여들거나 수화기를 내려놓는 소리가 들리는 것. N씨는 결국 전화번호와 단말기를 바꾸고 말았지만 지금도 기분이 개운치 않다.가입자가 1천만명을 넘을 정도로 대중화된 휴대전화. 이 휴대전화의 감청이 가능한지를 놓고 국정감사장에서 여야 의원들간에 논란이 뜨겁다.

결론은 유선전화만큼 기술적으로 쉽지는 않지만 ‘휴대전화도 감청이 가능하다’는 것.

휴대 전화를 감청하는 방법은 두가지.

첫번째는 도청하려는 사람의 휴대전화 단말기에 입력된 ‘헥사코드’를 알아내 다른 단말기에 똑같이 입력하면 전화가 걸려올 때마다 벨이 같이 울린다. 헥사코드는 사람에게 주민등록번호가 있듯이 단말기마다 있는 고유번호. 대개 이동통신업체 직원이나 대리점을 통해 헥사코드를 몰래 알아낸다.

그러나 이 방법으로 도청할 때는 가입자와 수백m 이내의 가까운 위치에 있어야 한다. 같은 기지국 내에 있어야 통화내용을 들을 수 있기 때문이다. 상대방을 미행하면서 휴대전화 통화도 엿듣는 방식이다.

두번째는 올밴드 수신기란 통신기기를 이용하는 방법. 특정 지역에서 사용되는 휴대전화나 경찰 무전기 같은 무선통신수단을 주파수만 맞추면 모조리 감청할 수 있는 기기로 시중에서 60만원이면 구입할 수 있다. 그러나 주파수를 맞추기 힘들고 아날로그 방식만 도청이 가능하다는 점이 한계.

휴대전화끼리 통화할 때도 감청은 가능하다. 그러나 휴대전화에서 유선전화로 통화할 때는 유선 전화쪽이 감청하기 쉬워 그 쪽에 장비를 설치하는 경우가 많다.

〈김학진기자〉jean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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