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IMF형 중저가모델」인기…필요기능만 살려

  • 입력 1998년 4월 8일 19시 19분


국제통화기금(IMF) 한파가 컴퓨터 사용자들의 구매패턴을 바꿔 놓았다.

최신형 모델만 고집하던 소비자들이 눈높이를 낮춰 불필요한 기능은 뺀 중저가 모델을 구입하는 알뜰구매가 늘고 있다.

경제사정 때문에 일반 컴퓨터 사용자들에게 별로 필요없는 부가기능이나 주변장치를 덧붙여 PC값을 높였던 판매전략은 이젠 옛일.

한푼이라도 아끼려는 알뜰소비자가 늘자 PC업체도 그동안 고집해오던 고가정책을 포기했다.

삼성전자는 최근 1백66㎒ MMX펜티엄 프로세서, 2.1GB 하드디스크, 24배속 CD롬 드라이브, 33.6kbps모뎀 등 꼭 필요한 것만 넣은 경제형 멀티미디어PC를 1백69만원(모니터 별도)에 출시했다.

유통상가에서는 이 PC에 15인치 모니터와 컬러잉크젯프린터, ‘▦글’ 정품을 포함시킨 패키지 상품이 1백90만원에 팔리고 있다. 비단 이 제품뿐만 아니라 용산의 어느 매장에서든 PC본체 모니터 프린터를 하나로 묶은 1백50만∼2백만원대 패키지상품이 나와 있다.

지난해 말 본체와 모니터만으로 2백만∼3백만원대인 PC모델이 주종을 이뤘던 것과 대조를 이룬다.

대부분 외국 수입품인 주변기기의 구매패턴도 달라졌다.

하드디스크의 경우 올들어 4GB 제품이 주력으로 떠오를 것으로 예상됐으나 소비자들은 “3GB도 부담스럽다”는 눈치다. 이 때문에 요즘 시판되는 저가형 PC는 지금쯤 사양길을 걷고 있어야 할 1.7∼2.1GB 제품을 채용하고 있다.

용산 등 컴퓨터 유통상가에서도 거품빼기 흔적을 쉽게 목격할 수 있다. 일부 매장에서는 ‘박스없이 구입하면 4천원을 깎아드려요’라는 플래카드를 내걸고 내용물만 구입하는 고객에게 할인서비스를 실시중이다.

사운드카드 전문업체인 제이씨현시스템도 조립PC업체에 제품을 사운드카드와 그래픽카드를 6개 한 묶음의 팩 형태로 공급하기 시작했다.

“어차피 쓰레기통으로 들어갈 포장재를 줄여 제품가격을 낮추면 소비자와 판매자가 서로 이득”이라는 취지에서 마련한 방법이다.

〈정영태기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