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통신 동호회 「유니엠씨에스」,「通脈」을 만든다

  • 입력 1998년 2월 24일 19시 51분


‘PC통신 동호회는 직장인들에게 학연 지연을 대신하는 또 하나의 인맥?’ 통신문화가 발전하면서 전문성을 갖춘 동호회가 많아지고 있다. 특히 직장인들에게 동호회는 더이상 ‘웃고 떠드는’ 만남이 아니다. ‘일의 연장선’이란 의미가 더 크다. 22일 오후5시 서울 삼성플라자 지하1층 ‘인터넷카페’. 국내 유일의 PC통신 경영컨설팅동호회 ‘유니엠씨에스(Unimcs)’의 정기 소모임에선 ‘기업정보전략을 세우는 방법’에 대한 열띤 토론이 벌어졌다. 보스턴컨설팅의 박찬수씨(27). “기업 환경이 전혀 다른 외국기업의 정보전략을 우리 기업에 그대로 적용하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 지난해 8월 PC통신 유니텔의 동호회로 출범한 이 모임의 회원수는 1천5백50여명. 현직 컨설턴트 등 직장인 정회원 20여명이 주 활동 멤버. 기업의 경영전략 전반을 면밀히 검토하고 처방을 제시하는 경영컨설팅이 이들의 공통 관심사. 이 모임의 정규화대표(31)는 “컨설팅은 특성상 구체적인 노하우를 얻을 수 있는 곳이 별로 없다”며 “동호회는 회원들이 서로 배우고 가르치는 제2의 교육기관”이라고 말했다. 한 달에 두 번씩 열리는 세미나에 준비없이 나갔다가는 망신당하기 일쑤. 자사나 고객에 대한 ‘비밀정보’의 교류가 아니라 컨설팅 방법에 대해 토론하거나 경험을 나눈다. 이들에겐 필요한 사람과 연결할 수 있는 ‘매개 고리’로서의 동호회 역할이 무엇보다도 중요. 이전까지 학연이나 지연 등의 인맥에 의존해 하던 일들을 이제 ‘통신망’이라는 연줄로 대체하고 있는 것이다. 아메리칸매니지먼트(AMA)의 예비 컨설턴트 최우영씨(29)는 “동호회를 통하면 빠른 시간 내에 고객이 요구하는 사람을 찾아낼 수 있을 뿐 아니라 만나기 힘든 기업의 사장이나 회장같은 ‘높은’ 사람과의 접촉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경쟁관계에 있는 컨설턴트 사이에 깊숙한 이야기들이 오갈 수 있을까. KPMG산동컨설팅 최종연씨(32)는 “서로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윈윈 전략’이 가능하다”면서 “통신상의 만남은 열려있다”고 말한다. 그렇다고 이들이 온라인(On line)의 접속만을 신봉하는 건 아니다. 효성생활산업 멀티미디어사업팀 유현수씨(29). “정말 중요한 정보는 오프라인(Off line)의 ‘1대1’ 접촉을 통해서만 교류됩니다. 온라인에서의 만남은 오프라인으로 가는 전 단계일뿐이지요.” 〈이나연기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