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해생물 폼페이벌레, 섭씨 105도서도 「팔팔」

  • 입력 1998년 2월 18일 09시 19분


지구상에서 가장 뜨거운 곳에 사는 생물체는 무엇일까. 또 몇도까지 견딜 수 있을까. 사람은 목욕물이 조금만 뜨거워도 깜짝 놀라지만 끓는 물에서도 태연히 생활하는 생물체가 있다. 영국의 과학잡지 네이처 최근호는 섭씨 80도에서 살고 있는 심해 생물을 소개했다. 코스타리카 서해안 깊은 바닷속 해저 화산 부근에 사는 ‘폼페이 벌레’가 그 주인공. 온도를 높이는 실험을 해본 결과 이 벌레는 섭씨 1백5도의 ‘열지옥’에서도 태연히 견디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까지 미생물이 아닌 일반 생물체가 살아갈 수 있는 최고 온도는 약 55도로 알려졌다. 사하라 사막에 사는 개미가 이런 온도에도 견뎌내는 것이다. 보통 생물은 그 이하의 온도에서도 뇌를 비롯한 신체 조직에 이상이 생겨 살 수 없다. 뜨겁게 햇볕이 내리쬐는 열사의 한복판에서 한낮의 기온은 섭씨 50도까지 치솟는다. 폼페이 벌레가 뜨거운 온도를 견딜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미국 델라웨어대 크레이그 캐리교수(분자생물학)는 벌레의 등에 붙어 있는 머리카락 모양의 박테리아가 수수께끼를 푸는 열쇠라고 추측했다. 이 박테리아가 열을 차단하는 특수한 효소를 분비한다는 것이다. 캐리교수는 “열에 견디는 효소를 만드는 박테리아의 행동을 연구하면 신약 제조를 비롯해 다양한 산업 분야에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홍석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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