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시대 이동통신회사들, 통신망 공동이용 「짝짓기」

  • 입력 1997년 12월 5일 20시 23분


국제통화기금(IMF) 체제의 높은 파도를 넘기 위한 정보통신업계의 구조조정이 본격화하고 있다. 어제의 적이 오늘은 동지가 되어 통신망을 공유하고 비슷한 서비스간의 연합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또 새 기술 개발에 공동으로 투자하는 등 비용절감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개인휴대통신(PCS)시장을 놓고 치열한 경쟁관계에 있던 한국통신프리텔과 한솔PCS는 4일 「PCS 통합망 구축을 위한 협정」을 맺고 이동통신망을 함께 쓰기로 했다. 현재 운영중인 2천5백여개의 기지국을 두 회사가 함께 쓰고 앞으로 건설되는 기지국도 공동 건설할 방침. 한통프리텔과 한솔PCS는 『상호 협력을 통해 그동안 중복투자라는 비난을 받아왔던 회사별 기지국 건설을 공동사업으로 바꿔 투자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통신망 상호연동과 공동건설을 통해 2천3백여개의 기지국을 줄여 2002년까지 1조2백억원의 투자비를 절감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두 회사는 앞으로 다른 사업자와도 상호 망 연동을 추진하고 정보통신의 고비용 저효율 구조를 없애기 위한 상호 협력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LG텔레콤은 기지국 수를 절반 수준으로 줄일 수 있는 「광중계 기지국」을 개발하고 다른 사업자도 이같은 통신망에 참여해 사용할 수 있도록 통신망을 개방하겠다고 밝혔다. 각자 기지국을 깔지 말고 표준형 기지국을 만들어 이를 서로 나눠 쓰도록 하자고 한통프리텔과 한솔PCS측에 제안하고 있어 성사여부가 관심사다. PCS 회사들간의 전략적 제휴와 상호 통신망 개방 의사 발표는 IMF체제하에서 정보통신 기업의 새로운 협력모델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정보통신 서비스의 바탕인 통신망간 연결을 통한 비용절감은 언제든 가능하기 때문에 이번 협력을 계기로 휴대전화업체도 동참해 통신시장 개방에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현재 시티폰 업체들도 자율적 구조 조정을 추진하고 있다. 우선 건물내부 지하공간 백화점 등에 값싼 보급형 기지국을 함께 설치해 이용함으로써 추가 기지국 설치 비용을 최소화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시티폰 통신망도 통합 운영하기로 했다. 정보통신부는 업체간에 시티폰 통합운영을 합의하는 경우 이를 인가해주기로 했다. 지난달부터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주파수공용통신(TRS) 무선데이터서비스 등도 단순 부가형 서비스만으로는 IMF시대에 살아남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 기존 이동통신서비스나 PC통신 서비스와의 제휴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IMF체제가 본격화하면 정보통신업체간 구조조정을 위한 합종연횡이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김승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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