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로 떼죽음 오염비상…거제 철새도래지 왜가리등 2백마리

  • 입력 1997년 10월 13일 20시 06분


철새 도래지인 경남 거제시 사등면 사곡리 일대 소류지와 무인도에서 백로와 왜가리 2백여 마리가 숨진 채 발견돼 거제시와 환경단체가 원인 규명에 나섰다. 거제시와 지역환경단체인 「초록빛깔 사람들」(대표 조순만·趙淳萬)은 13일 사곡리 늘밭과 무인도인 사두도에서 백로 2백여 마리와 왜가리 10여 마리가 각각 집단 폐사한 사실을 밝혀냈다. 또 주민들은 『10일에는 백로 한두 마리가 죽은 채로 발견됐으나 11∼13일에는 떼죽음당한 백로들이 소류지에 떠 있었다』고 말했다. 주민들은 아직까지 살아 있는 백로 3백여 마리도 사두도와 사곡삼거리 일대에서 날개를 늘어뜨린 채 졸고 있어 보호대책이 시급하다고 전했다. 「초록빛깔 사람들」 대표 조씨는 『저수지에 죽어있던 백로들은 주민들이 박제용으로 대부분 가져가고 몇마리 남지 않았다』며 『환경오염의 심각성을 적나라하게 보여준 유례없는 비극』이라고 말했다. 조씨는 『백로의 집단폐사는 이번이 처음』이라며 『살아 있는 백로들을 거제시 신현공설운동장으로 옮겨와 해독제 등을 투여, 보호하고 있지만 정상을 되찾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밝혔다. 환경단체들은 이번 집단폐사에 대해 백로가 겨울을 나기 위해 남하 하던 중 독극물에 중독된 물고기나 농약에 오염된 메뚜기 등을 먹고 중간기착지인 거제에서 폐사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경남대 생물학과 손성원(孫成源)교수는 『백로의 시체분석과 역학조사에 나섰으나 정확한 원인을 규명하는데는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거제〓강정훈기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