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근대화 초창기에 교육 언론 산업분야에서 터를 닦으신 인촌선생을 기리는 상을 받게 돼 기쁩니다. 정보화 시대에 새로운 역할을 하라는 뜻으로 받아들이고 싶습니다』
이용태(李龍兌·64)삼보컴퓨터회장은 자타가 인정하는 국내 정보산업계의 대부(代父). 70년 한국과학기술연구소(KIST) 전산실 연구원으로 시작, 30여년 동안 우리나라 정보산업의 발전을 위해 외길을 걸어 왔다.
미국 유타대 물리학 박사 출신으로 82년 데이콤을 설립해 초대사장으로 취임했다. 80년 컴퓨터전문업체인 삼보컴퓨터를 설립, 외형 1조2천억원(96년)의 중견그룹으로 키웠다. 나래이동통신 삼보마이크로시스템 아이네트 솔빛 등이 삼보컴퓨터의 계열사.
이회장은 평소 『미래의 국력은 정보화에 의해 평가된다. 우리나라가 빈곤한 자원과 늦게 시작한 산업화에도 불구하고 선진국 대열에 진입할 수 있는 지름길은 정보통신기술을 이용한 산업과 교육의 정보화에 있다』고 역설해 왔다.
그는 젊은 박사들이 벤처기업을 창업해 꿈을 이룰 수 있도록 지원하는 일을 즐겨 한다. 인터넷업체인 아이네트, 멀티미디어와 위성교육업체인 솔빛이 바로 그렇게 탄생한 기업이다.
『당장에 수지 맞는 사업보다 멀리 봐서 전후방의 산업 연관효과가 큰 첨단분야에 국가의 역량을 모아야 할 때입니다』
이회장은 전통문화에도 관심이 많다. 현재 퇴계학연구원 이사장을 맡고 있으며 고병익(高柄翊) 조순(趙淳) 유혁인(柳赫仁)씨 등과 한 달에 한번씩 한시(漢詩) 쓰는 모임도 갖고 있다.
〈김학진기자〉
▼ 공적사항
80년대 데이콤사장 시절 전국의 행정기관에 PC를 보급, 행정전산망을 구축하는데 크게 기여했다. 주위의 반대를 무릅쓰고 주전산기를 국산화해 그동안 수입에만 의존해온 중형컴퓨터 기술을 확보했다. 80년에 자본금 1천만원과 직원 7명으로 설립한 삼보컴퓨터는 당시 불모지였던 국내의 컴퓨터산업에 불을 댕겼고 현재 16개 계열사를 거느린 중견그룹으로 성장했다. 요즘엔 인천 송도에 미디어밸리를 건설하는데 온 힘을 쏟고 있다. 미국의 실리콘밸리에 버금가는 소프트웨어산업단지를 만들어 동북아지역 정보산업 중심지로 키우겠다는 일념에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