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악의 취업난이 예고된 올 하반기 「구직(求職)전선」의 유일한 쾌청지대가 바로 요즘 한창 「잘 나가는」 정보통신 업종.
각 그룹의 올해 채용계획을 분석해보면 계열사 가운데 작년보다 모집인원을 늘리고 있는 곳은 정보통신 업체 외엔 거의 찾아보기 어렵다.
동아일보 취재팀이 9일 국내 23개 주요 정보통신업체의 올 하반기 신입사원모집 계획을 자체 조사한 결과 모집 총인원은 7천4백70명으로 지난해 하반기의 7천2백명에 비해 3.9% 증가할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정보통신산업의 평균 신장률이 20% 내외에 달할 것으로 예측되는 것에 비해 명목상 크게 늘어나지 않은 이유는 전문분야의 속성상 경력사원 모집을 수시로 하고 신입사원도 대학 재학때 이미 입도선매해 이들 숫자가 이번 모집계획엔 포함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것이 기업관계자들의 설명.
23개 기업 중 지난해보다 신입사원을 더 많이 뽑는 업체는 12군데였고 5군데는 작년수준, 나머지 6개 업체는 채용규모를 축소했다.
국내 최대 통신업체인 한국통신은 아직 채용계획을 확정하지 않았으나 지난해의 3분의 1 수준인 7백명만 모집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공기업의 「군살」을 빼기 위해 지난 6월 「정원 2천명 감축계획」을 발표한데다 통신업체간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져 수익 전망이 악화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한 움직임이다.
데이콤도 시외 국제전화 요금인하로 지난해보다 매출액이 오히려 떨어질 것으로 예상, 올해 채용규모를 2백명 미만으로 잡고 있다.
유선통신업체들의 고용전망이 「흐림」이라면 폭발적인 성장을 보이고 있는 이동통신분야는 「쾌청」이다.
SK텔레콤은 10월에 신입사원 1백50명을 뽑을 계획이지만 이미 상반기에 45명을 채용, 지난해 규모를 유지하고 있다. 신세기통신 한국통신프리텔 LG텔레콤 한솔PCS 나래이동통신 서울이동통신 등은 모두 지난해보다 신입사원 모집인원을 10%이상 늘리고 있다. 인력소요가 추가로 생기면 그때그때 보충하겠다는 복안이다.
특히 이동통신업체들은 다른 통신업체로부터 경력사원을 스카우트하는 데 열을 올리고 있다. 새로 사업을 시작하는 개인휴대통신(PCS)업체들은 모집인원의 80% 이상을 경력사원으로 채우고 있다. 이 때문에 정보통신분야에서 2∼5년 근무한 경력사원은 업체들마다 서로 모셔가려는 「귀하신 몸」으로 대접받는다.
하드웨어업체들은 대개 그룹공채로 모집하고 채용인원은 기업마다 사정이 다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고 LG전자는 채용규모를 약간 줄여 잡은 데 반해 현대전자는 지난해보다 2배 이상 채용인원을 늘렸다.
현대는 불황일수록 반도체와 통신분야의 우수 인력을 대거 확보, 이 분야에서 삼성 LG에 뒤진 경쟁력을 만회한다는 전략.
시스템통합(SI)업체와 PC통신 인터넷업체들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신입사원을 모집한다. 소프트웨어업체들은 회사규모가 영세한 곳이 많기 때문에 공개채용보다 수시로 필요한 인력을 한두명씩 채용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정보통신업체들은 대개 인터넷 홈페이지에 채용계획과 자격요건을 올려놓고 입사지원서도 온라인으로 수시로 접수하고 있다.
우리경제의 간판산업으로 떠오르고 있는 정보통신분야에서 꿈을 펼치려면 먼저 기업의 채용정보를 자세히 알아보고 적극적인 자세로 여러 기업에 입사지원서를 내라고 전문가들은 권한다.
〈김학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