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텔-국내외 대학전산망 유린,대학생해커 구속

  • 입력 1997년 8월 26일 15시 13분


신종 컴퓨터 해킹으로 하이텔 인터넷에 침입,1만6천여 가입자의 비밀정보를 훔치고 서울대 등 국내외 대학의 전산망을 유린한 대학생 해커가 경찰에적발됐다. 경찰청 컴퓨터범죄수사대는 26일 국내외 16개 기관의 전산망을 해킹한 S대 컴퓨터공학과 2년 金東柱씨(가명.20.경기도 광명시 광명동)를 업무방해 및 전산망 보급확장과 이용촉진에 관한 법률상 비밀침해 혐의로 구속했다. 경찰에 따르면 金씨는 지난 3월부터 경기도 광명시 집에서 인터넷을 통해 배운각종 해킹기법을 이용, 하이텔 인터넷서버의 시스템 관리자의 권능을 가진 뒤 가입자 1만6천여명의 접속 비밀번호가 든 「섀도 파일」을 훔쳐내는 등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일본 후쿠오카전문대 등 국내외 대학 전산망 14개와 하이텔등 상업망 2개등 모두 16개 전산망을 해킹한 혐의다. 특히 金씨가 훔친 섀도 파일은 해커들의 암호해독 프로그램의 일종인 「크랙잭」을 사용할 경우 20% 가량의 비밀번호가 해독돼 홈뱅킹 ID와 비밀번호가 유출된 것이나 마찬가지인데다 「스니퍼」란 해킹 프로그램까지 이용하면 계좌번호와 비밀번호까지도 빼낼 수 있어 심각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찰은 경고했다. 경찰은 특히 金씨의 해킹법이 누구나 루트가 될 수 있도록 잘못 만들어진 파일을 이용한 신종 기법으로, 국내 대부분의 전산망이 해킹당할 수 있는 것으로 드러남에 따라 한국정보보호센터 등에 통보, 전산망 보호대책을 마련토록 했다. 조사결과, 金씨는 해킹한 대부분 전산망에 ID에 상관없이 시스템관리자로 침입할 수 있는 프로그램인 일명 「매직 패스」를 만들어 각종 전산망을 마음대로 드나들었으며 접속기록까지 지우는 치밀함으로 경찰의 추적을 피해온 것으로 밝혀졌다. 또 부모의 아낌없는 지원을 받으며 초등학교 3년때부터 컴퓨터를 시작, 한때 각종 PC경진대회를 휩쓸었던 金씨는 『앞으로 사이버 경찰관이 되기 위해 해킹능력을 시험해 보기 위해 일을 저질렀다』고 경찰에서 진술했다. 경찰청은 『金씨의 경우처럼 보안이 허술한 대학전산망은 해커들의 범행 학습장이 되고 있는 만큼 대학 당국들은 보안상태를 개선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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