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세원기자] 영양상태와 생활습관의 변화로 어린이와 청소년의 체격이 크게 달라지고 있으나 보건복지부가 매년 발표하는 체격통계는 12년째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지난 85년 이후 이에 대한 조사가 한번도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
현재 신생아부터 20세까지의 어린이와 청소년 체격에 대한 전국 규모의 정부통계로는 보건복지부가 통계연보를 통해 매년 발표하는 소아신체발육표준치가 유일하다.
그러나 올해초 발간된 「96 보건복지통계연보」에 실린 소아발육치 항목에는 96년 아닌 85년 통계가 버젓이 실려 있다. 그나마 대한소아과학회에서 작성한 통계를 인용한 것.
교육부가 매년 전국 초중고교생을 대상으로 신체검사를 실시하고 중소기업청(구 공업진흥청)이 5년마다 「산업제품의 표준치 설정을 위한 국민표준체위조사」를 실시하고 있으나 6세 이하 어린이는 조사대상에서 제외돼 있다.
소아신체발육표준치는 신생아부터 20세까지 연령별 성별 평균 몸무게와 키 머리둘레 가슴둘레 등을 통계화한 것으로 어린이 청소년 보건정책의 기초가 될 뿐 아니라 소아과 등 전국 병의원에서 정상발육 여부를 가리는 기준이 된다.
그러나 통계 부실로 인해 성장발육이 더딘 어린이를 미리 찾아내 치료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칠 뿐아니라 옷과 신발 모자 등 치수가 들쭉날쭉한 어린이용품을 생산해내는 원인이 되고 있다.
주부 李柱賢(이주현·34.경기 고양시)씨는 『생후 33개월된 아들이 보통 체격이지만 시장에서는 말할 것도 없고 백화점 유아복코너에서도 3호(세살짜리 옷)를 고르면 작아서 입히지 못하는 형편』이라고 말했다.
소아과의사 조모씨(37·서울 성북구)도 『신생아 때는 큰 차이가 없으나 생후 1년부터는 아기들의 체격이 대부분 발육표준치를 웃돌아 발육상태를 판단하기가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그동안 소아의 경우 예방접종에만 관심을 쏟았지 신체발육까지는 신경을 쓰지 못해 기존 통계가 실제와 거리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