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환 기자] 대기업의 소프트웨어 무단 복제로 한 중소기업이 문을 닫을 위기에 처했다.
LG소프트는 최근 「헬로PC」라는 컴퓨터잡지 2월호 부록형태로 만든 CD롬 타이틀 2만여개에 중소기업인 콤파스가 만든 소프트웨어를 넣어 뿌렸다. 콤파스는 이 여파로 비슷한 종류의 소프트웨어를 팔 수 있는 길이 막혔다. 문제가 된 CD에 들어있는 것은 「LG카드나라」라는 이름의 홈 소프트웨어 데모판. 실생활에 많이 쓰이는 카드 연하장 명함 등 여러가지 문서를 손쉽게 만들어주는 것으로 다양한 글자체와 조각그림 배경사진이 포함되어 있다. LG소프트는 월간지 헬로PC가 3개월간 무료 광고를 게재해주는 조건으로 이 프로그램을 넘겼다.
조각그림 소프트웨어 전문제작업체인 콤파스는 지난해 8월 LG소프트에 그림 1천개를 만들어 납품했으며 이것이 LG카드나라에 포함되어 있다.
콤파스는 『LG제품에만 포함하여 판매할 수 있도록 계약한 것이며 저작권은 콤파스에 있어 LG가 다른 형태로 소프트웨어를 쓸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CD에 포함되어 있는 그림들은 한글이나 워드 등 대부분의 일반 응용 프로그램에서 쓸 수 있어 콤파스의 다른 조각그림 소프트웨어 판매에 지장을 주고 있다.
콤파스측은 『대기업이 운영하는 소프트웨어 업체조차 소프트웨어의 가치나 제작자의 노력을 인정하지 않고 사전 협의도 없이 복제해 넘겼다』고 서운해하고 있다. 콤파스가 주장하는 피해액은 5억5천여만원. 조각그림 소프트웨어(2만7천5백원) 2만개를 팔았을 때 콤파스가 받을 수 있는 금액이다.
콤파스는 LG측에 「일반에게 배포된 CD를 모두 회수하고 이를 정품 소프트웨어로 바꿔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절차는 번거롭겠지만 소프트웨어와 저작권의 중요성을 알리는 계기로 삼기 위해서다.
LG소프트는 『이번 무료 CD 배포는 소프트웨어의 판매를 돕기 위한 것이기 때문에 넓은 의미에서 저작권 침해가 아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실제로 중소기업의 소프트웨어 판로를 막고 사전에 협의를 하지 않은 점 등이 인정돼 콤파스와 원만한 합의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