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이름표’ 떼는 값 1억원?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3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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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로 매각예정 삼성테크윈 노조
위로금 1인당 1억원씩 요구… 2000만원 제시한 사측과 평행선

‘삼성과 한화의 이름값 차이가 1억 원?’

삼성그룹에서 한화그룹으로 매각이 결정된 삼성테크윈 노조가 사측에 1인당 1억 원에 이르는 고액의 위로금을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25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테크윈 노조는 2일 중앙노동위원회에 조정 신청을 냈다. 지난해 11월 매각 발표가 난 뒤 사측과 10여 차례 교섭에 나섰지만 접점을 찾지 못해서다. 한화그룹은 삼성테크윈 삼성탈레스 삼성종합화학 삼성토탈 등 4개사를 인수하기로 한 뒤 직원들에 대한 고용보장과 현재 수준의 복리후생을 약속한 바 있다. 삼성테크윈 노조는 이 약속을 구두가 아닌 문서로 명시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위로금도 주요 쟁점이다. 사측은 전 직원에게 평균 2000만 원(1000만 원+기본급 4개월 치)의 위로금을 제시했지만 노조 측은 1억 원 정도를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조 측 요구액은 2013년 11월 삼성그룹이 삼성코닝 지분 전량을 코닝에 넘기기로 한 뒤 삼성코닝 직원들이 받은 액수와 비슷하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 브랜드의 어드밴티지가 크긴 하지만 한화로 이름만 바뀌는 대가로 1억 원은 무리한 요구라고 본다”고 지적했다.

삼성테크윈 노사가 계속 평행선을 달리면서 중노위는 결국 23일 조정 중지 결정을 내렸다. 합법적인 파업이 가능해진 삼성테크윈 노조는 28일 대의원회의에서 파업 찬반 투표 진행 여부를 논의할 예정이다. 삼성테크윈 기업노조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산하 금속노조 삼성테크윈 지부에는 각각 1900여 명과 1200여 명이 가입돼 있다. 전체 직원 4700명의 3분의 2가 노조원이다.

삼성테크윈 관계자는 “노조가 파업을 결의하더라도 현행법상 방위산업 업무와 직접적 관련이 없는 일부 직원만 참여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일부 파업이라도 이뤄지면 매각작업은 상당 기간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반면 삼성테크윈 노조 측은 “회사가 매각작업만 서두를 뿐 교섭에 성실히 나서지 않고 있다”며 “직원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처우 유지”라고 반박했다.

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
#삼성#이름표#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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