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톡 경제]삼겹살에 울 때… 美-유럽 돼지고기는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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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6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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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돼지고기 값이 연일 난리입니다. 구제역 여파로 국내산 돼지고기 공급 능력이 크게 떨어졌기 때문인데요. 축산농가도, 소비자들도 한숨만 나오는 이때, 남몰래 웃음 짓는 이들이 있습니다. 바로 한국시장으로의 ‘수출 대박’을 맞은 해외 축산농가들이죠.

19일 농림수산검역검사본부에 따르면 올 1∼5월 수입 검역을 통과한 외국산 돼지고기는 모두 17만9985t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8만1387t에 비해 121.1%나 늘었습니다. 특히 종전까지 수입량이 많지 않았던 유럽산 돼지고기가 국내 식탁에 빠르게 상륙하고 있는데요. 독일산 돼지고기는 4627t이 들어와 지난해 같은 기간(205t)보다 22배 이상으로 폭발적으로 늘었고요, 덴마크산도 527t에서 4744t으로 늘어 9배나 많이 수입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유럽 지역 돼지고기 수입량은 동유럽과 서유럽, 남유럽을 가리지 않고 모두 늘고 있습니다. 폴란드산 돼지고기는 지난해 1∼5월 623t에서 올해 같은 기간 3704t으로 약 6배로 증가했고, 헝가리산도 1259t에서 4206t으로 3.3배로 늘었죠. 이외에도 스페인산이 2.4배(2725t→6617t)로 늘었고, 프랑스산 36.3%(5852t→7979t), 네덜란드산이 34.3%(5976t→8027t) 등으로 큰 폭의 증가세를 보였습니다. 특히 다음 달 1일부터는 한-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이 잠정 발효될 예정이어서 우리나라로 오는 유럽산 돼지고기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됩니다.

하지만 유럽의 선전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국내 수입산 돼지고기 시장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나라는 미국입니다. 미국산 돼지고기는 올 1∼5월 8만2569t이 수입돼 전체 수입 돼지고기 물량의 45.9%를 차지했죠. 이는 작년 1∼5월 수입된 물량(2만4175t)보다 242%나 늘어난 것인데요. 지난해 수입산 돼지고기 시장에서 미국의 점유율이 29.7%에 그쳤던 점을 고려하면 최근 미국 축산업계가 매우 공격적으로 한국 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미국과 유럽, 세계 축산업계의 양대 강자가 한국 시장을 공략하는 이때, 국내 축산농가들이 경쟁력을 갖추도록 돕는 대책들이 하루빨리 실행에 옮겨져야 하겠습니다.

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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