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절 골프회동 주선’ 말바꾸기 릴레이

  • 입력 2006년 3월 7일 03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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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무총리실과 이기우(李基雨) 교육인적자원부 차관이 이해찬 총리의 ‘3·1절’ 골프모임을 누가, 왜 주선했는지에 대해 6일까지도 서로 다른 주장을 펴고 있다.

처음에는 골프를 함께 친 부산지역 기업인들이 마련했다는 얘기가 나왔지만 총리실은 이 차관에게로 책임을 떠넘겼다. 그러나 이 차관은 이를 거듭 부인했다.

▽“이 차관이 주선했다”-“아니다”=골프 모임이 보도되자 총리실은 2일 “부산지역 상공인들의 요청으로 오래전부터 약속된 자리였다”고 말했다.

하지만 다음 날 총리실 관계자는 “이 차관이 총리비서실장 재직 때인 1월에 이 총리가 ‘장모의 병세가 좋지 않아 문병 다녀와야겠다’고 하자 ‘부산에 가는 김에 라운드도 하시라’면서 주선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5일에도 똑같이 해명했다.

모임의 주선자가 지역 상공인에서 이 차관으로 바뀐 셈이다.

이에 대해 이 차관은 2일 “당초 참석하기로 했던 Y 씨가 불참해 자리가 빈다는 연락이 지난달 28일 갑자기 와 참석하게 됐다”고 주장했다.

이 차관 측은 6일에도 “지난달 28일 오전 Y 씨가 ‘총리가 오시는데 같이 오시면 좋겠다’고 전화를 했고 정순택(鄭淳(택,타)·부산국제외국어고 교장) 전 대통령교육문화수석비서관도 연락이 왔다”며 “1일 오전에 개인 약속이 있어 고민하다 갑자기 가게 돼 비행기표를 구하느라 부산을 떨었다”고 해명했다.

이 차관 측은 또 “골프가 끝난 뒤 먼저 상경할 계획으로 오후 4시 40분 비행기표를 예약했으나 부산 분들이 ‘총리하고 같이 가면 좋지 않으냐’고 해 1일 오후 8시 40분 비행기로 서울로 왔다”고 말했다.

이어 이 차관 측은 “이 차관이 갑자기 내려가는 바람에 Y 씨가 골프웨어까지 입고 나왔다가 이 차관에게 라운드를 양보하고 식사만 했는데 어떻게 이 차관이 주선했겠느냐”고 말했다.

총리실과 이 차관 측의 주장이 엇갈리는 것.

이 차관 측의 해명도 사실과 다르거나 처음과 달라졌다. “Y 씨가 참석하지 않아 내려가게 됐다”는 이 차관의 말과 달리 Y 씨는 직접 공항까지 나가 이 총리를 영접하고 골프를 함께 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 기업인들도 말 바꿔=이 총리와 골프를 같이 친 기업인 S 씨는 자신이 골프 모임을 주선한 것으로 알려지자 사실과 다르다고 해명했다.

S 씨의 측근은 최근 본보 기자와의 통화에서 “정 전 비서관에게서 골프 모임 하루 전날 참석해 달라는 연락을 받고 다른 약속을 취소하면서까지 나갔다”고 말했다.

그러나 ‘S 씨와 부산지역 상공인 일동’ 명의로 6일 언론사에 배포된 보도 자료는 전혀 다른 내용을 담고 있다.

이 자료는 ‘최근 논란에 대한 부산 지역상공계의 입장’이라는 제목 아래 “부산 경제의 어려움을 하소연하기 위해 (이 총리와) 자리를 한 번 같이할 수 있기를 오래전부터 당부해 왔고 그에 따라 두 달 전에 약속된 자리였다”고 밝혔다.

본보 취재진이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 S 씨의 회사에 확인했지만 회사 관계자들은 “S 씨가 중국에 출장을 떠났다. 성명서는 처음 듣는 이야기”라고만 말했다.

김정훈 기자 jnghn@donga.com

부산=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

석동빈 기자 mobid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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