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프로젝트란]전남해안에 인구250만규모 ‘관광허브’ 추진

  • 입력 2005년 5월 25일 03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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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지역을 매립해 종합관광단지로 개발되고 있는 충남 당진군의 행담도 전경. 경기 평택시와 충남 당진군을 잇는 서해안고속도로가 행담도를 지나간다. 사진 제공 충남 당진군
주변지역을 매립해 종합관광단지로 개발되고 있는 충남 당진군의 행담도 전경. 경기 평택시와 충남 당진군을 잇는 서해안고속도로가 행담도를 지나간다. 사진 제공 충남 당진군

‘S(Southwest Development)프로젝트’는 낙후된 호남 지역의 발전을 위해 서남해안 지역을 개발하자는 구상이다. 2003년 말경 국가균형발전위원회가 서울대 교수팀에 연구 용역을 맡겼고, 외자 유치가 성공의 관건이라는 분석에 따라 2004년 6월 동북아시대위원회가 이를 넘겨받아 추진에 나섰다.

2025년을 목표로 서남해안 지역을 동북아시아의 관광허브로 구축하자는 장기 프로젝트이며, 싱가포르의 도시설계회사인 CPG사가 올해 5월 4일 최종 청사진을 한국 정부에 제출한 ‘구상 단계’의 사업이다.

서남해안 지역의 섬과 해안을 개발해 관광레저단지를 만들고 전남 무안국제공항 주변에 물류·유통단지, 바이오산업단지를 조성해 이 지역을 인구 250만 명의 도시로 만든다는 것이 대강의 내용이다.

전남도가 서부 전남지역을 관광지구로 개발하기 위해 추진해 온 J프로젝트와는 별도로 진행됐으며, 사업 대상지도 무안∼목포∼영암∼해남에 이르는 9000만 평으로 알려져 J프로젝트보다 훨씬 규모가 크다.

동북아시대위원회는 이를 위원회의 핵심 추진과제로 선정해 지난해 이후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에게도 추진 상황을 여러 차례 보고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노 대통령은 지난해 7월 29일 전남 목포시를 방문했을 때에 “관광, 레저, 스포츠 분야에 천혜의 자원을 가진 전남도에 중앙정부 계획으로 크게 판을 벌이겠다”며 “서부 전남에서 출발해 동쪽과 북쪽으로도 뻗어 올라가는 식으로 추진하겠다”고 구상을 밝힌 적이 있다.

정부는 올해 1월 11일 이해찬(李海瓚) 국무총리 주재로 관계기관 회의를 열어 문화관광부와 전남도가 중심이 돼 S프로젝트를 본격 추진키로 했다. 정부 관계자는 “지난해 10월 싱가포르 투자조사단이 한국을 방문해 대상지역을 시찰했고, 300억 달러를 투자하겠다는 의향을 밝혔다”고 설명했다.

김정훈 기자 jnghn@donga.com

▼당진주민들 “道公믿고 투자… 30억 날릴판”▼

“공기업인 한국도로공사를 믿고 투자했는데….”

충남 당진 지역의 주민들이 행담도 개발 사업을 주도한 행담도개발㈜에 투자했다가 30억 원 가까운 돈을 날릴 형편에 처한 것으로 밝혀졌다.

박창호(50) 씨 등 당진 지역 주민 35명이 행담도개발㈜에 투자한 것은 2000년 11월. ‘서해랜드’(대표 박창호)라는 주식회사를 만들어 행담도 휴게소와는 별도의 부지에 980여 평의 횟집 점포 임대와 운영권을 받는 조건으로 10억 원을 행담도개발㈜ 측에 건네면서 공식 계약을 했다.

서해랜드 측은 점포의 규모를 1500평으로 늘리는 조건 등으로 2001년 6월 3억여 원을 추가로 지급했다.

그러나 계약 직후 영업을 할 수 있게 해주겠다는 당초의 약속과는 달리 개발 사업 지연으로 2004년 4월에야 120평 규모의 임시 점포를 얻을 수 있었다.

임시 점포는 불과 6개월여 만에 문을 닫아야 했다. 점포가 여행객들의 눈에 띄지 않는 곳에 위치한 데다 고속도로에서는 술을 팔 수 없다는 규정 때문에 영업이 되지 않았던 것.

주민들은 “행담도개발㈜ 측이 휴게소 진입 도로에 요금소를 마련해 술을 팔 수 있도록 해주겠다는 약속을 수차례 했지만 지키지 않았다”고 말했다. 현행 규정상 요금소를 나오지 않을 경우 고속도로로 간주돼 술을 팔 수가 없다.

서해랜드 측에 따르면 순수 투자비와 회사 운영비, 영업 손실, 금융 비용 등을 감안할 경우 그동안의 손실은 27억 원을 넘어선다. 서해랜드는 올해 1월 계약 위반을 문제 삼아 행담도개발㈜ 측에 이 규모의 손실을 보상할 것을 요구했다.

주민들은 행담도개발㈜과 함께 도로공사도 책임을 면할 수 없다고 말한다. 투자 당시 EKI사의 주선으로 싱가포르 현지의 에콘사를 3번이나 방문해 투자 가능성을 타진하면서 결국 공기업인 도로공사를 믿고 투자했기 때문이다.

당진=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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