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부총리 “화폐단위 변경 구체 검토중”

  • 입력 2004년 9월 16일 18시 2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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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헌재(李憲宰)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16일 국회 예결특위에서 화폐단위 변경(리디노미네이션)과 관련해 “연구검토 단계를 지나 구체적인 검토의 초기 단계에 와 있다”고 밝혔다.

이 부총리는 “고액권 발행을 지금해도 4, 5년 후 경제규모로 봤을 때 화폐단위 변경을 다시 검토해야 할 상황이 올 것”이라며 “당장 경제적 비용이 들더라도 근본적인 화폐제도 개선을 검토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는 정부가 10만원권 등 고액권 발행보다 현재의 1000원을 10원이나 1원으로 축소하는 식의 리디노미네이션에 무게를 두고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 부총리는 “화폐단위를 바꾸는 과정에서 끝자리 수를 사사오입(반올림)하면 낮은 금액 범위 내에서는 반올림으로 물가가 올라갈 수 있다”며 “물가수준을 어떻게 완화하느냐가 가장 큰 문제”라고 설명했다.

이어 “자기 자산가치에 대한 상실감과 같은 심리적, 정서적 거부감을 부인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국민적 논의를 충분히 거쳐야만 화폐제도 개선이 가능하리라고 본다”고 밝혔다.

이 부총리는 “화폐단위 변경은 최단 3년, 최장 5년의 기간이 걸린다”며 “논의 자체를 언제 시작하느냐는 것 자체도 지금 판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정부가 올해나 내년 화폐제도 개선에 나서더라도 실제 시행 시기는 이르면 2008년, 늦어도 2010년경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한은 박승(朴昇) 총재도 최근 “화폐제도 개선 방안에 대한 연구가 마무리된 상태이지만 시행 여부는 정부가 결정할 사안”이라며 “정부와 시간을 갖고 충분히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박 용기자 parky@donga.com

이강운기자 kwoon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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