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alth@donga.com]성장속도 아이마다 달라

  • 입력 2004년 5월 16일 17시 11분


삼성서울병원 소아과 진동규 교수가 전혜진 양에게 손목뼈 X선 사진을 가리키면 뼈나이를 알려주고 있다. 사진제공 삼성서울병원
삼성서울병원 소아과 진동규 교수가 전혜진 양에게 손목뼈 X선 사진을 가리키면 뼈나이를 알려주고 있다. 사진제공 삼성서울병원

《키 121cm에 몸무게 21.5kg인 전혜진(9·경북 안동시 태화동)양. 그는 반에서 키가 제일 작다. 지난해부터는 남동생과 여동생보다도 키가 각각 2cm, 5cm나 작다. 전 양의 어머니도 이 때문에 속상하다. 전 양의 아버지와 어머니의 키는 각각 180cm, 156cm. 부모가 크게 작은 것도 아니다. 전 양만 유독 키가 작은 원인은 뭘까? 전 양은 어머니와 함께 삼성서울병원 소아과 저신장클리닉 진동규 교수를 찾았다. 진 교수는 소아 내분비 및 신장 클리닉을 운영하고 있는 전문의. 특히 소아 희귀병으로 알려진 유전성 대사질환에 대한 연구에 주력하고 있다.》

○6일 저신장 검사

전 양은 키 작은 원인을 알기 위해 총 3가지 검사를 받았다. 혈액검사, 소변검사, 손목 X선 검사 등이었다. 혈액검사와 소변검사로 신장질환과 갑상샘(갑상선)질환 여부 등을 알아봤다. 이들은 뼈 성장을 방해하는 대표적인 질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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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호르몬이 부족한지 알기 위해 혈액에서 ‘성장인자’ 검사도 받았다. 혹시 염색체의 문제는 없는지도 같이 검사했다. 키 작고 사춘기가 늦은 여자아이는 염색체 이상 중 하나인 ‘터너증후군’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손목 X선 검사는 뼈 나이를 알기 위해서다. 키가 작은 사람은 뼈 나이도 실제 나이보다 작게 나오는 경우가 많다.

○10일 검사결과와 진료

“혜진이의 키가 또래에 비해 얼마나 작은지 아는 것이 중요해요. 성장곡선을 보니 3∼10%네요. 이는 100명을 키 순서로 일렬로 세웠을 때 3∼10번째에 해당되지요.”(진 교수)

겉으로 보기엔 키가 작아 보였는데 심각한 저신장에 해당되지 않았다. 보통 3% 내에 들어야 심각한 저신장에 해당된다.

각종 검사결과를 봤다. 신장이나 갑상샘 질환에 특별한 문제는 없었다. 그러나 성장인자 수치가 48.6ng/mL으로 나와 정상 60ng/mL에 비해 작았다.

“낮은 수치지만 정상범위엔 들어요. 손목 X선 검사에선 뼈 나이가 8세로 나왔네요. 컴퓨터 계산결과 앞으로 혜진이가 최대로 성장할 수 있는 키는 154.4cm 정도로 나왔어요.”(진 교수)

진 교수는 손목 X선 검사에서 뼈와 뼈 사이 간격을 보면 뼈 나이를 예측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 양의 어머니는 성장호르몬이 적다는 것과 딸의 최대키가 154cm란 소리에 걱정이 많은 눈치다.

“혜진이는 성장호르몬 결핍증이라고 보기는 힘들어요. 체질적으로 작으면서 늦게 키가 크는 타입으로 볼 수 있어요. 6개월 뒤 다시 키를 재보는 것이 좋겠어요.”(진 교수)

성장호르몬 치료는 사춘기 이전에 키가 3% 미만이면서 키 성장이 1년간 4cm 미만일 때 시작한다. 혜진이는 현재 9세이므로 키가 충분히 클 수 있다고 진 교수는 설명했다.

“딸이 밤늦게 자는데 혹시 이 때문에 성장호르몬이 줄어든 것은 아닌지요.”(전 양 어머니)

“성장호르몬은 잘 때나 운동을 할 때 많이 나오지요. 그러나 수면시간이 적은 것과 키는 상관이 없어요. 오히려 키는 유전이나 영양과 관련이 많아요.”(진 교수)

“아이의 키를 조금이라도 키우기 위해 집에서 해 줄 것은 없는지요.”(전 양 어머니)

“아침, 저녁 10분간 스트레칭은 뼈 사이에 있는 성장판을 자극시키므로 도움이 됩니다. 스트레칭 외에 수영 댄스 맨손체조 배구 테니스 탁구 배드민턴 등도 좋고요.”

전 양 어머니는 ‘키 크는 약’에 대해 물어봤지만 임상 연구를 통해 입증된 약은 아직 없다는 말만 들었다. 또 아이 성장에 필요한 단백질 칼슘 비타민 식이섬유 등을 고루 섭취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내용을 재확인했다.

이진한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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