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황재성/멀리 내다보면 '불황도 기회'

  • 입력 2004년 1월 15일 18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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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경기 침체가 외환위기 때보다 더 심각하다.”

요즘 주택건설업계 관계자들의 푸념이다. 다소 과장이 섞이기도 했지만 그만큼 시장상황이 어렵다는 얘기이다.

실제로 시장 움직임은 심상치 않다. 확정수익률 연 10% 보장을 내걸고 최근 서울 도심에도 분양 중인 한 임대용 오피스텔의 경우 분양한 지 한 달이 지났음에도 계약률이 30% 수준에 머물러 있다. 분양회사 관계자들은 “불과 5∼6개월 전이라면 청약자가 인산인해를 이뤘을 상품”이라며 속을 태우고 있다.

이 같은 시장상황을 극복하려는 업체들의 노력은 눈물겹다. 설 연휴에도 모델하우스를 개장하겠다는 곳이 적잖다. 지방이나 수도권 외곽 비인기지역에서 분양된 아파트의 얘기가 아니다. 이달 초 서울에서 청약접수를 끝낸 12차 동시분양아파트에서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다.

현대건설은 오전 10시∼오후 6시로 돼 있던 모델하우스 개장시간을 오전 10시∼오후 9시로 연장하기로 했다. 직장인들을 위한 배려 차원이다. 이 밖에 모델하우스로 사람들의 발걸음을 이끌기 위한 신년운수 무료상담, 무료 발마사지 등과 같은 다양한 이벤트도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다. 그런데도 모델하우스는 한산하다.

그런데 평소 부동산투자에 관심이 많았던 독자라면 이 같은 일들이 익숙한 얘기처럼 들릴 것이다. 왜냐하면 90년대 중반 이후 2000년까지 부동산시장이 침체의 늪에서 허덕일 때 대부분 모두 경험했던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쯤 되면 눈치 빠른 독자라면 느낄 것이다. 3년 정도 뒤를 내다보고 꼼꼼히 자금조달 계획을 세운 뒤 투자한다면 요즘이 기회일 수 있다는 사실을.

2000년 이후 최근 3년간 초호황이 있었다. ‘최고의 부동산투자 전략은 기다림’이라는 전문가들의 얘기를 투자자들은 귀담아들을 필요가 있다.

황재성 기자 jsonh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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