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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3년 7월 29일 17시 5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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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 꿈에서 깬 건가? 잠시 숨을 돌린 게 아니고? 오른팔을 들어 눈앞으로 가져와 보니, 두들두들 소름이 돋아 있다. 고개를 돌리자, 커튼 사이로 띠 같은 빛이 스미고 있다. 할매는 어디 갔지, 잠들 때 아랑 얘기 해줬는데…앗, 그렇지, 여기 우리 집이 아니지…대륙을 타고 가다가, 비둘기로 갈아타고…다롄, 다롄이다…큰일났네, 다들 일어났나본데, 하지만 그래도 잠시만 더 누워 있고 싶다, 온 몸이 차가운 강물에 얼어 있는 걸, 으으 추워, 지금 몇 시쯤 됐을까? 구구구구 구구구구 비둘기 울음소리가 가느다랗게 들리고, 한쪽 귀를 베개에 댄 채 한 쪽 귀를 기울이자, 짹 짹 짹 짹참새가 재재거리고, 깍 깍 깍 깍 까악 까악 끼룩 끼룩 끼룩, 이름 모를 새소리가 뒤섞여 들리는데, 맨 처음 들렸던 비둘기 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일층으로 내려가자 두 남자와 여자 열 명이 두 식탁에 나뉘어 앉아 아침을 먹고 있었다.
글 유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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