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일 먼데이]학대아동 보호 '나 너 우리집'

입력 2003-07-20 18:39수정 2009-10-10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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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양평군 양평읍 도곡리에 있는 ‘나 너 우리집’. 열린문사회복지센터가 학대받는 아동을 보호하고 치료하기 위해 지난달 16일 문을 열었다. -사진제공 열린문사회복지센터
10여분마다 기차가 지나는 시골의 한적한 마을에 덴마크 작가 안데르센의 동화책에 나옴직한 예쁜 집이 있다.

경기 양평군 양평읍 도곡리 103 일대 710평에 들어선 2층짜리 이 집은 벽이 주황색과 노란색으로 칠해져 있고 창틀은 초록색이다. 지붕은 높은 탑 모양이어서 유럽의 어느 시골집을 보는 것 같다. 집 주변엔 벼와 옥수수 고추가 한창 자라고 있다.

지난달 16일 이 특별한 집이 주인을 맞았다. 4명의 성인과 14명의 아이들. 집 앞엔 ‘나 너 우리집’이란 푯말이 세워졌다.

이 집은 가정에서 학대받은 아동(5∼12세)을 위해 열린문사회복지센터(대표 황점곤·黃点坤)가 세운 쉼터. 그러나 단순히 쉬어 가는 곳이 아니다.

황씨는 1994년부터 서울에서 학대받는 아동과 가출청소년 등을 위한 보호사업을 펼쳐 왔다.

“11세 여자 아이가 하루에 밥을 21그릇이나 먹더라고요. 10세 여아는 어항에서 금붕어를 꺼내 가위로 토막 내기도 했습니다. 오랫동안 부모로부터 학대받은 아동들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의 공격성과 대인기피증을 보입니다.”

황씨는 “이들이 정상적인 생활을 하기 위해서는 학대받은 기간의 2배가 넘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아이들을 보호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자연 속에서 또래 친구나 동식물과 어울리는 가운데 잃어버린 동심을 되찾도록 도와주고 싶었다.

이런 뜻이 우연찮게 탤런트 채림, 가수 이승환에게 전달됐다. 이승환은 지난해 5월 자선콘서트를 열어 5000만원의 후원금을 모금했다. 이 후원금이 ‘나 너 우리집’의 종자돈이 됐다.

이때부터 기적 같은 일이 계속 일어났다.

한 건축사가 무료로 건축 설계를 도맡았고 오스트리아 출신의 건축사는 건축 감독을 자원하고 나섰다. 4억원에 달하는 건축비도 후원금으로 모았다.

“꿈은 이루어집니다. 제가 생각한 한계를 계속 뛰어넘고 있습니다. 이곳에 집을 한 채 더 지어 말년을 뜻있게 살고 싶어 하는 노인들을 모시고 싶습니다. 아이들과 노인이 새로운 가정을 만들어 나간다면 이보다 더 좋은 치료는 없을 겁니다.”

황씨는 새로운 꿈을 설계하고 있었다.

“학대받은 아동들의 가장 큰 특징은 울 때 절대로 엄마나 아빠를 찾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 빈자리를 이젠 열린문 가족과 자연이 대신할 거예요.”

02-432-0114, 031-772-0970

양평=이재명기자 egij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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