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드피플]‘스카이’ 광고 주역 TBWA코리아 문상숙 부장

  • 입력 2003년 1월 20일 17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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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BWA 코리아의 문상숙 부장은 “휴대전화처럼 대중성이 강한 소비재도 적절한 컨셉트만 설정한다면 훌륭한 명품 광고를 만들 수 있다”고 말한다. TBWA코리아 제공
TBWA 코리아의 문상숙 부장은 “휴대전화처럼 대중성이 강한 소비재도 적절한 컨셉트만 설정한다면 훌륭한 명품 광고를 만들 수 있다”고 말한다. TBWA코리아 제공
“휴대전화도 명품이 될 수 있습니다.”

3년 전 TBWA코리아의 광고기획자(AE) 문상숙(文相淑·36) 부장은 ‘스카이’ 휴대전화 광고 프리젠테이션에서 이런 아이디어를 내놨다. 순간 광고주였던 SK텔레텍 광고담당 임원들의 입가에서는 미소가 번졌다. “맞아, 그거였어”하는 생각이 담긴 듯한 의미심장한 미소였다.

광고주에게서 ‘OK’ 사인을 받은 TWBA코리아의 ‘스카이’ 제작팀은 ‘잇츠 디퍼런트(It’s different·그건 다르다)’라는 카피를 내세운 6편의 광고를 선보였다. 카메라 내장형 모델을 내놨을 때는 남자를 껴안고 춤을 추던 여자가 “넌 내가 찍었어”라는 멘트를 날리는 광고를 선보였다.

지난해 슬라이드형 모델 출시 때는 남자와 마주보는 여자의 위치가 천천히 올라가는 모습을 끈끈한 배경 음악과 함께 보여줬다. 슬라이드편은 지난해 광고전문잡지 애드타임스가 선정한 ‘베스트 오브 베스트’ 광고에 선정될 만큼 광고인들 사이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문 부장이 대중 전자제품으로 통하는 휴대전화에 명품 전략을 도입한 것은 ‘스카이’의 제품적 특성 때문. 연 120만개로 생산 물량이 제한을 받고 있을 뿐만 아니라 동일 수준의 타사 제품에 비해 5∼10% 정도 비싼 ‘스카이’로서는 이런 ‘단점’을 오히려 명품 이미지로 부각시켜야 한다는 것이 문 부장의 판단이었다.

그러나 그는 “비싸고 희소성이 강한 제품이라고 해서 모두 명품 광고가 들어맞는 것은 아니다”고 말한다. 명품 광고가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적절한 컨셉트 설정이 중요하다는 것. ‘스카이’의 경우 명품 이미지를 ‘패션’과 ‘어덜트(성인)’의 컨셉트로 구체화시킨 것이 잘 들어맞았다는 평가다.

문 부장은 명품 광고에만 매달리는 것은 아니다. 90년대 말 그가 기획한 장난스러운 분위기의 코리아닷컴 광고와 최근 한국 엡손 프린터의 ‘컬러풀 마인드’ 광고에서 볼 수 있듯이 그는 다양성을 좋아한다. 여러 광고대행사에서 경험을 쌓은 그는 카피라이터로 일한 적도 있으며 98년 대입 학습지 회사인 케이스의 광고담당자로 자리를 옮겨 광고주의 입장에 서 보기도 했다.

‘스카이’의 명품 광고전략은 올 상반기까지 끌고 나갈 예정. 많은 사람이 ‘스카이’ 광고하면 이국적인 분위기의 외국인 모델을 떠올리지만 다음 편은 한국인 모델이 등장할 예정이라고 문 부장은 귀띔했다.

정미경기자 mick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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