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가 프리즘]TV 키스장면 3초이상일땐 『가위질』

  • 입력 1997년 4월 5일 09시 20분


KBS에서 지난 3월말 방영한 91년 아카데미 수상작 「양들의 침묵」은 국내 TV에 등장하기까지 적잖은 세월이 걸렸다. 잔인한 폭력 장면 때문에 방송위원회가 제동을 걸었던 것이다. 그러나 이번에는 케이블 영화채널 DCN이 다섯 차례나 방영했다는 사실이 「정상참작」이 된데다 적절한 가위질로 통과될 수 있었다. TV 외화 등은 방송위원회나 방송사 자체심의에서 공중파의 가족시청특성이나 시청시간대 등을 고려해 일부 내용이 걸러진다. 그러나 방송위원회의 심의규정은 원칙만 제시할 뿐 조목조목 지적할 수는 없는 노릇. 이와관련, 방송가에서는 성이나 폭력 장면이 주로 잘리지만 그 표현수위에는 미묘한 관례가 있는 것으로 통한다. 키스 장면은 3초 이상 허용되지 않는 게 관례다. 이때문에 담당 PD와 심의담당자 사이에 초를 놓고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하며 얼굴이 클로즈 업된 키스장면은 삭제가 원칙. 남녀 관계를 연상시키는 장면은 가장 예민한 대목. 사회분위기나 심의위원들의 견해차이에 따라 수위가 변하기도 한다. 특히 여성이 적극적으로 나오거나 주위 물건을 이용해 흔들림이나 떨림을 묘사한 대목 등은 방영되기 어렵다. 다만 심야 시간대에 가까워질수록 허용폭이 넓어지는 경향이 있다. 폭력 장면의 경우 선혈이 낭자한 장면은 우선 가위질. 피묻은 칼이나 피범벅된 몸체, 총격 등으로 피가 터지는 장면 등이다. 또 맹수가 먹이를 사정없이 물어뜯는 것도 마찬가지. 「마법소녀 리나」(SBS) 「소년기사 라무」(MBC) 「달의 요정 세일러문」(KBS2) 등 일본에서 수입한 만화 영화는 왜색을 드러내지 않는데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이는 특히 일본 대중문화 개방에 대해 원칙없이 가위질로 대응하고 있다는 지적을 낳는다. 〈허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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