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주자 인터뷰스타일]대권도전 부분 『신중 또 신중』

  • 입력 1996년 12월 21일 19시 52분


「李哲熙기자」 여야 대선주자 12명의 인터뷰스타일은 각자의 이력과 개성에 따라 다양했다. 모두 「음색(音色)」이 독특했으나 대선도전과 관련한 질문에는 극도로 신중한 자세를 보였다. 李壽成(이수성)국무총리는 아예 인터뷰를 거절했고 신한국당의 李洪九(이홍구)대표위원도 『나는 대선주자로 인터뷰에 응하는 것이 아니다』고 누누이 강조한 뒤 질문에 답했다. 이대표는 매사에 맺고 끊음이 명확하지 않은 두루뭉실한 말투로 정평이 나있는 인물. 그러나 이번 인터뷰에서는 각종 현안에 대해 상당한 자신감을 드러내 관심을 끌었다. 李會昌(이회창)고문은 평소 스타일대로 사전에 질문내용을 요구, 자신이 직접 답변 하나하나를 꼼꼼히 챙긴 뒤 인터뷰에 응했다. 마치 판결문을 읽듯이 또박또박한 어투에다 자로 잰 듯한 치밀한 논리를 전개한 것도 이고문다웠다. 朴燦鍾(박찬종)고문은 자신의 생각을 거침없이 얘기하는 스타일. 그는 자신의 대선도전플랜,여권내 다른 후보에 대한 평가 등 민감한 질문에도 주저하지 않고 답변했다. 金潤煥(김윤환) 李漢東(이한동)고문은 같은 민정계이면서도 어법은 매우 대조적이었다. 김고문은 『그렇지 않은가』라는 식의 반문법을 자주 사용하면서 단정적인 답변을 피하고 함축적인 얘기를 많이 했다. 반면 이고문은 정치 경제 등 각종 국정현안과 관련해서는 거침없이 소신을 피력했으나 자신의 거취 등에 대해서는 극도로 말을 아꼈다. 민주계인 崔炯佑(최형우)고문과 金德龍(김덕룡)전정무1장관은 눌변(최고문)과 달변(김전장관)으로 대조를 보였으나 자기 의사표현은 모두 분명했다. 또 이들은 인터뷰 도중 간혹 목청을 높일 정도로 격정적이라는 점에서도 비슷한 스타일을 보였다. 그러나 이들도 대선문제에 대한 질문엔 몸을 사리는 듯한 인상을 주었다. 金大中(김대중)국민회의총재와 金鍾泌(김종필)자민련총재는 후보단일화 물밑논의가 본격화되는 상황을 의식해서인지 어느 때보다 여유있고 자신감 있는 태도였다. 김대중총재는 여전히 자신의 주장을 논리적으로 설명하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고 김종필총재는 전에 없이 직설적인 화법으로 얘기했다. 두 김총재는 단일화 논의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한 언급은 극구 피했으나 자신들에 대한 세간의 부정적인 평가에 대해서는 노기(怒氣)를 띨 정도로 적극적으로 방어했다. 金相賢(김상현)국민회의지도위의장과 李基澤(이기택)민주당총재는 두 김총재에 반기를 들 수밖에 없는 당위성을 역설하면서도 간간이 소수파로서의 「서러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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