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N]올해 봄여름 거리, 파랑이 지배한다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2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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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섬 브랜드 ‘타임옴므’로 본 남성 패션 키워드

“패션은 사람을 돋보이게 한다. 인생에서 성공하고 싶다면 의상에서부터 시작하라.”

미국의 부동산 부호인 도널드 트럼프는 패션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패션은 이제 한 사람의 성공을 운운할 정도로 중요한 요소가 됐다는 뜻이다. 특히 남성에게 있어 패션은 자신의 일만큼 중요해졌다. 예전에 옷은 ‘단벌 신사’란 얘기가 나올 정도로 부차적인 것으로 여겨졌지만 트럼프는 “이제 옷은 돈을 버는 데 필요한 좋은 ‘투자’라고 말한다.

‘옷차림도 전략’이라는 말은 이제 ‘옷차림은 필수’라는 말로 바뀔 정도가 됐다. 해가 거듭될수록 남성 패션은 여성 패션만큼 복잡해지고 민감해지고 있다. 올해 국내 봄여름 남성 패션계에서는 어떤 스타일과 어떤 옷들이 인기를 끌까. ‘블루’의 귀환, ‘스포티즘’ 등 올해 남성 패션계의 키워드를 패션업체 ‘한섬’의 남성복 브랜드 ‘타임옴므’를 통해 알아봤다.

파랑, 스포티즘이 대세

올해 봄여름을 겨냥해 나온 남성복들은 상당수가 파란색이다. 지난해에도 파란색 옷들이 부각되기는 했지만 청마(靑馬)의 해를 맞은 올해에는 파란색이 양복부터 셔츠, 바지 등에 이르기까지 ‘대세 색’으로 떠올랐다. 단순히 파란색 하나라기보다 청명한 느낌을 주는 ‘스카이 블루’부터 채도가 다소 높은 강렬한 느낌의 ‘트루 블루’나 ‘코발트 블루’, 시원한 바다 느낌을 주는 ‘아쿠아오션 블루’ 등 파란색 안에서도 다양한 변주가 이뤄진다는 게 더 정확하다. 패션업계에서는 전통적으로 파란색을 젊음과 도전, 긍정적인 에너지를 상징하는 색으로 보고 있다. 특히 올해는 정치, 경제적으로 긍정적인 변화를 기대하는 사회 분위기와 맞물려 주목 받고 있다는 분석이다.

파란색은 그 자체로 존재감이 있는 색이어서 배색(配色)이 중요한 편이다. 올해의 색으로 주목 받고 있는 파스텔 색처럼 은은한 느낌이 나는 색의 옷을 파란색과 함께 함께 입으면 무척이나 잘 어울린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올해 남성복의 전체적은 느낌은 다소 여유 있게 바뀌었다. 최근 몇 년 동안 남성복은 날씬하고 딱 붙는 느낌이 대세를 이뤘지만 올해는 활동성을 강조한 ‘스포티즘’ 의상들이 대거 등장하면서 전체적인 품이 다소 여유 있게 늘어났다. 활동적이고 편안한 느낌의 스포티즘 의상들이 많이 나타나는 것은 올해가 브라질월드컵과 인천아시안게임이 열리는 ‘스포츠의 해’라는 점과 무방하지 않다.

무늬를 활용한 의상들도 눈에 띈다. ‘생 로랑’이나 ‘드리스 반 노튼’ 등 유명 브랜드의 올해 봄·여름 패션쇼에서는 이른바 ‘프린트’ 의상이 많이 등장했다. 특히 무늬 중에는 줄무늬가 대세를 이룰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줄 간격이 촘촘한 스타일보다는 줄도 크고 폭도 넓은 형태의 무늬가 유행할 것이라는 것이 패션업계의 전망이다. 타임옴므에서도 비즈니스 캐주얼을 입는 30∼50대 직장인들을 겨냥해 줄무늬가 들어간 셔츠를 내놓았다.

이와 함께 행커치프(양복 가슴 포켓에 장식하는 작은 천)는 올해 남성 패션에서 새로운 액세서리로 여겨지고 있다. 최근 이탈리아에서 열린 남성복 박람회인 ‘피티워모(Pitti Uomo)’에서도 감색과 회색, 검은색 등 무채색 계통의 양복에 형형색색의 행커치프를 꽂은 의상들이 대거 등장했다.

큰 외투, 니트, 바지를 활용하는 법


얼마 전만 해도 남성복의 최신 유행은 출근을 하지 않는 주말에만 시도해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요즘에는 캐주얼 느낌을 가미한 ‘비즈니스 캐주얼’이 일상화되면서 30∼50대 직장 남성들이 평일에도 파란색 옷이나 스포티즘 스타일 등 최신 유행을 시도할 기회가 생겼다.

타임옴므도 이런 분위기를 반영하듯 캐주얼 스타일의 의상들을 최근 다양하게 내놓았다. 대표적인 제품으로 ‘체형보다 큰 외투(오버사이즈드 아우터)’를 들 수 있다. 겨울에서 봄으로 넘어가는 요즘 같은 환절기를 겨냥해 나온 옷으로 단순한 일자형 코트나 재킷에서 느낄 수 없는 볼륨감과 중성적인 느낌이 이 의상의 핵심이다.

쌀쌀한 날씨에 필요한 것 중 하나로 니트류도 꼽을 수 있다. 재킷을 입고 그 위에 코트를 덧입을 경우 자칫 뚱뚱해 보일 우려가 있다. 이럴 때 필요한 것이 바로 니트다. 니트를 입은 후 그 위에 재킷 하나만 더 입으면 몸을 따뜻하게 하면서도 날씬하게 보일 수 있다. 특히 최근엔 티셔츠처럼 머리를 넣어 입는 ‘풀 오버 니트’가 인기를 얻고 있다. 올해는 검은색 감색 회색 등 무채색 계통에서 벗어나 파스텔 색 등 감각적인 느낌의 니트가 유행 중이다.

한편 ‘노 타이’와 함께 비즈니스 캐주얼의 핵심으로 꼽히는 것이 바지다. 상의가 짙은 색이면 바지는 옅은 색으로, 상의가 옅은 색이면 짙은 색 계통의 바지를 입는 것이 좋다. 따라서 비즈니스 캐주얼을 소화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컬러의 바지가 필요하다. 타임옴므 관계자는 “채도가 높지 않은 연한 색이나 파스텔 색의 면바지를 셔츠나 니트와 함께 입으면 감각적이면서도 단정한 느낌을 동시에 줄 수 있다”고 말했다.

김범석 기자 bsis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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