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춘재 8차’ 김양 오빠 “동생 살아올지 몰라 30년간 이사 못했다”

  • 뉴시스
  • 입력 2019년 12월 17일 16시 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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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종 초등생’ 가족 “유골 어디에 숨겼는지 밝혀달라”
경찰 "살인사건 당시 경찰이 유골 발견했으나 은닉"

“유골 어디로 은닉했는지 밝혀달라.”

이춘재가 추가 자백한 초등생 김모양 살인사건 관련 피해자 가족이 유골 일부를 발견한 뒤 은닉한 혐의로 당시 경찰을 입건했다는 사실을 접하고 이같이 밝혔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이춘재 연쇄살인사건 수사본부는 17일 오전 브리핑을 열고 당시 담당 형사계장 A씨와 유가족 조사에서 줄넘기를 질문한 B씨를 사체은닉 및 증거인멸 등의 혐의로 입건했다고 발표했다.

1989년 7월7일 초등학교 2학년이던 김모(당시 9세)양 실종사건은 이춘재가 자신의 소행이라고 밝힌 뒤 김양의 옷가지 등이 실종 5개월 만에 발견됐는데도 이를 유족에게 알리지 않은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경찰은 조사과정에서 한 지역주민으로부터 ‘89년 초 겨울 형사계장 A씨와 야산 수색 중 줄넘기에 결박된 양손 뼈를 발견했다’라는 진술을 확보했다. 이춘재도 “범행 당시 양 손목을 줄넘기로 결박했다”라고 진술했었다.

피해자 김양의 아버지와 사촌 언니 역시 참고인 조사에서 피해자의 줄넘기에 대해 질문한 것이 확인되고 유류품을 발견하고도 유족에게 알리지 않았었다.

김양 오빠 C씨는 17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동생이 실종된 뒤 30년간 혹시 동생이 살아 돌아올지 몰라 기대하고 이사하지 못하고 기다리고 있었다”라고 허탈감을 전했다.

이어 “유골이 그 당시 발견됐다는 이야기를 듣고 억장이 무너졌다”라며 “이제 정말 돌아오지 못하겠죠”라고 힘든 감정을 추슬렀다.

C씨는 수사결과 발표로 인해 동생의 죽음을 인정해야 하는 현실을 외면하듯 말을 이어가지 못했다.
입건 사실을 언제 접했냐는 질문에 C씨는 “어제 경찰이 전화하고 오늘 아침 가족을 찾아왔다”라며 “당시 유골을 발견하고도 알리지 않고 은닉한 내용과 당시 경찰들을 입건한 내용까지 설명해 알게 됐다”라고 밝혔다.

이어 “경찰들을 입건했으니 동생 유골을 어디다 숨겼는지 정확한 사실과 경찰의 잘못을 밝혀주길 바란다”라고 당부했다.

경찰은 이날 “이 사건으로 인한 희생자와 그 가족 특히 범인으로 몰려 억울하게 옥살이를 한 윤모씨와 30여 년간 가족사조차 알지 못하고 지내왔던 초등생 김모양 가족들에게도 다시 한번 고개 숙여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라고 말했다.

[수원=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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