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 17일만에 또 강진… 카트만두 수천명 거리로 뛰쳐나와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5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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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모 7.3 에베레스트 인근 강타
곳곳서 건물붕괴… 최소 42명 사망
인도-中 등 인접국서도 진동느껴



지난달 25일 리히터 규모 7.8의 강진 피해를 본 네팔에 12일 오후 규모 7.3의 강진이 또 발생했다. 17일 만에 또다시 강진이 네팔을 강타하면서 곳곳에서 건물이 붕괴되고 산사태가 일어났다.

이날 지진은 오후 12시 35분 에베레스트 산과 가까운 네팔의 남체바자르 지역에서 서쪽으로 68km 떨어진 곳에서 발생했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은 처음엔 지진의 규모를 7.1로 발표했다가 7.3으로 수정했다.

이날 지진은 네팔 곳곳은 물론이고 인도 북부 지역과 인도 수도 뉴델리, 방글라데시의 다카, 중국 티베트 등 인접국에서도 진동을 느낄 수 있을 만큼 강력했다. 규모 5.6에서 규모 6.3에 이르는 강력한 여진이 최소 다섯 차례 잇따랐다. 카트만두 공항도 지진 발생 직후 폐쇄됐다가 몇 시간 뒤 정상화됐다. 이번 지진의 진원 깊이는 19km로 지난달 25일 강진 때(15km)보다 약간 깊었다. 진원이 얕을수록 지표면에서의 피해는 커진다. 지난달 25일 강진으로 지금까지 네팔에서 8150명이 숨지고 1만7860명이 다쳤다.

네팔 내무부는 12일 오후 7시 45분 현재(한국 시간 12일 오후 11시) 최소 42명이 숨지고 1117명이 다친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카트만두를 포함한 여러 도시에서 건물들이 붕괴된 것으로 확인돼 구조가 본격화되면 사망자 수가 급증할 것으로 우려된다. 전문가들은 지난달 지진으로 건물에 구조적 손상이 발생한 데 이어 이번 지진까지 겹치면서 추가 붕괴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인접국 인도 동북부 비하르 주에서도 집이 무너지면서 15세 이하 소녀 3명이 사망했고, 인도 북부 우타르프라데시 주에서도 1명이 숨지고 2명이 다쳤다. 뉴델리에서는 지하철 운행이 일시 중단됐다. 티베트 지역에서도 1명이 크게 다쳤다.

진앙에서 서쪽으로 83km 떨어진 네팔 수도 카트만두에서는 대혼란이 벌어졌다. 건물 붕괴를 우려한 주민 수천 명이 거리로 뛰쳐나왔고 부모들은 아이들을 안고 서둘러 대피했다. 가족의 안부를 확인하기 위해 집으로 뛰어가거나 먹통이 된 휴대전화를 붙잡고 소리치는 사람이 많았다. 상점들은 서둘러 문을 닫았고, 전력과 통신은 곳곳에서 끊어졌다.

딸을 데리고 거리로 뛰어나온 술라브 싱 씨는 AP통신에 “이번에는 정말 죽는 줄 알았다”며 “겨우 정상으로 돌아가고 있었는데, 이번 지진이 닥쳤다”고 말했다. 한 시민은 “네팔이 이번에 완전히 파괴될 것 같다”며 고함을 쳤다. 시리스티 카플레 씨는 신화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너무 무섭고 부서진 집에 사는 다른 사람들이 걱정된다”며 눈물을 흘렸다. 아랍권 위성방송 알자지라는 “카트만두 시민들이 완전히 공포에 질려 있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지난달 강진 때 최대 피해를 보았던 네팔 동북부 신두팔초크 지역은 이번 지진으로 상당수 건물이 붕괴되는 등 또다시 가장 큰 피해를 봤다. 건물 잔해에서 시신들이 수습됐고, 부상자들은 병원으로 이송됐다. 또 산사태가 3차례 이상 발생했다.

한편 우리 정부는 12일 “우리 국민 피해 유무를 파악하고 있다”며 “현재까지 피해 상황이 들어온 것은 없다”고 밝혔다. 네팔에는 교민 600여 명과 단기 체류자 350여 명이 머무르고 있다.

유덕영 firedy@donga.com·조숭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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