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수 “홍준표에 대한 도민들의 심판…평가 겸허히 받아들여야 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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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6월 14일 08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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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오전 더불어민주당 김경수 경남도지사 후보가 경남 창원시 성산구 STX빌딩에 위치한 자신의 선거 사무소에서 당선이 확실하자 꽃목걸이를 걸고 지지자들에게 손을 들고 밝은 표정을 짓고 있다. 사진=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14일 오전 더불어민주당 김경수 경남도지사 후보가 경남 창원시 성산구 STX빌딩에 위치한 자신의 선거 사무소에서 당선이 확실하자 꽃목걸이를 걸고 지지자들에게 손을 들고 밝은 표정을 짓고 있다. 사진=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으로 통하는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경남지사 당선인은 14일 자신의 승리에 대해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도지사를 맡았던 이전 도정에 대해 도민들께서 분명히 평가를 해 주신 것 같다”고 말했다.

김 당선인은 이날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제1 야당 대표인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도지사를 맡았던 경남 지역의 도민들이 이번에 민주당의 김 당선인을 택한 것에 대한 의미를 묻는 질문에 이 같이 답했다.

김 당선인은 이어 “대선 결과가 1년 전에 나오고 1년 동안 문재인 대통령께서 고군분투하고 계시는데 대선 결과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는 야당의 홍준표 대표에 대해 도민들께서 확실하게 이번에 지방선거를 통해서 심판하신 거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그는 홍 대표를 향해 “이런 국민들의 평가를 좀 겸허히 받아들이는 것이 정치인의 도리 아니냐”라며 “이번 한반도 평화 시대를 열어나고 있는 과정에서도 (홍 대표가)민심과 여론과 너무 동떨어져 있다고 국민들이 보시지 않았겠나? (국회에서도)일방적으로 발목 잡기만 하게 되면 국민들께서 그런 모습을 좋게 보기는 어렵지 않겠나?”라고 꼬집었다.

홍 대표가 사퇴해야 하느냐는 질문엔 “홍 대표가 판단할 일”이라고 말을 아꼈다.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관’이었던 김 당선인은 이날 오전 부산 충혼탑과 창원 국립 3.15 민주묘지를 참배한 뒤 봉하마을로 향할 예정이라며 “(노 전 대통령이)고생했다고 하실 것 같다”고 말했다.

김 당선인은 “(노 전 대통령이)‘고향에서조차 지지받지 못했다, 정치인으로서는 실패한 인생’이라고 자조적으로 얘기를 했었다”며 “부산·경남이 민주주의가 어려우면 제일 먼저 나서서 싸웠던 곳이다. 그런 정치 1번지로서의 자존심, 자부심을 찾아가는 과정 아니겠냐”라고 했다.

당선이 확정된 순간 가장 먼저 떠오른 사람을 묻는 질문엔 “떠오른 인물을 개별적으로 얘기하는 것보다는 (엎치락뒤치락하는)개표 과정과 상황이 경남도민들께서 저에게 가르침을 주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앞으로 도정을 할 때 저를 지지했던 사람이든 아니든 진보·보수를 넘어서 경남도민 모두의 도지사가 돼 달라, 정말 경남을 위해서 힘을 모아서 일을 해 달라는 경고 또는 가르침을 주신 것 같다”고 답했다.


김 당선인은 선거 과정에서 가장 힘들었던 순간에 대해 “초기에 출마 여부를 결정하는 과정”이라고 답했다. 그는 “국회의원 중도 사퇴에 대해서 부담이 있었고, 그 당시 드루킹 사건이나 이런 것 때문에 혹시나 대통령님께 국정 운영에 부담을 드리는 거 아니냐. 그런 걱정들이 참 컸다”고 했다.

‘드루킹 특검’ 수사가 본격화되면 경남 도정에 차질이 빚어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에 대해선 “특검이 김경수 특검이 아니지 않나. 또 지금보다도 훨씬 바쁜 선거운동 기간 중에도 경찰에서 진실을 밝히기 위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하면 그 조사도 충실히 받고 소명했다”며 “거리낄 게 있었으면 제가 먼저 특검을 요구했겠는가? 진실을 밝히기 위한 조사에는 충분히 협조하겠지만 도정에는 아무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김 당선인은 ‘정치인으로서 더 큰 꿈’을 묻는 질문에 “제가 부담할 몫이 아니다. 이번 선거 과정에서 경남이 여러 가지로 심각한 상황이라 이 경남 문제라도 좀 제대로 해결해 달라는 게 도민들의 절박한 요구였다. 그래서 저는 성공한 경남도지사가 되는 게 오히려 훨씬 중요하고 지금으로서는 제가 올인해야 될 일”이라고 말을 아꼈다.

진행자가 거듭 ‘더 큰 꿈’에 관해 묻자 김 당선인은 “지금 제 꿈은 봉하마을에 돌아가서 대통령님 기념관 관장이 되는 게 꿈이다. 경쟁률이 워낙 높아서”라며 “정치가 쉽지 않아서. 힘든 일을 언제까지 하라고 그러시나”라며 즉답을 피했다.

최정아 동아닷컴 기자 cja09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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