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北간첩 블로그, 연평도 포격 관여? 인터넷 들썩

동아일보
입력 2010년 12월 4일 23시 23분

국내 주요 인터넷 게시판 중 하나인 디시인사이드 코미디갤러리 이용자들이 북한 간첩의 블로그를 발견해 국정원에 신고했다는 주장이 4일 인터넷을 통해 급속하게 확산되고 있다. 특히 해당 블로그엔 지난달 23일 북한의 연평도 포격 사건과 관련된 글도 있다는 주장도 있어 파장이 예상된다.

이에 대해 누리꾼들은 “북한 간첩의 블로그가 확실하다” “누군가 꾸며낸 자작극”이라며 상반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일부는 이 블로그를 국정원 홈페이지에 직접 신고한 화면을 캡처해 올리기도 했다.

당초 이 블로그가 북한 간첩의 것이라고 의심한 누리꾼은 9월부터 해당 블로그에 이상한 글이 4000여개가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상한 글이란 뜻을 알 수 없는 한글이 빼곡하게 적혀 있는 것으로 외국어 문자가 인코딩이 맞지 않을 경우 보이는 화면과 흡사하다.

논란은 이 블로그에 올라온 글자의 인코딩을 변환해 중국어 한자로 바꾼 뒤 다시 한글로 해석해보니 간첩 활동을 암시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고 소개되며 시작됐다. 이후 또 다른 누리꾼이 11월 23일 해당 블로그에 게시된 글을 해석한 결과 북한의 연평도 포격 기습도발을 암시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고 주장하며 게시한 캡처 화면이 인터넷을 통해 확산됐다.

이 누리꾼이 직접 해석했다고 주장한 내용엔 “해변을 기점으로 공격을 감행했다. 의도와는 조금 빗나가 건물에도 영향을 미치게 됐다”, “논쟁을 피하기 위해 해안 탱크 배치를 증강했다”, “계획에서 벗어나는 결과이지만 승리를 즐길 시간인 것 같다” 등의 문장이 나와 있다. 다른 문장과는 앞뒤 문맥이 잘 맞지 않지만 전체적으로 볼 때 북한 연평도 포격 전후 과정과 매우 흡사하다.

해당 블로그는 디시인사이드를 통해 이 같은 캡처 화면과 글, 블로그 주소가 확산된 뒤 누리꾼들이 한꺼번에 몰려들자 폐쇄된 상태다. 현재 이 블로그에 접속하면 ‘일시적으로 접근 제한 중이다’라는 메시지만 뜬다. 그러나 이미 게시된 글의 일부가 캡처돼 인터넷에선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이와 함께 또 다른 누리꾼들은 문제의 블로그가 작성된 IP를 추적해 간첩의 은신처까지 알아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일부는 이 주소를 거리뷰 서비스로 검색한 뒤 해당 장소의 사진까지 게시했다.

북한의 연평도 포격 기습도발 이후 예비군 소집 허위문자 메시지 발송 사건이 잇따르는 등 각종 사기가 횡행하고 있어 이번 간첩 블로그 적발 논란도 대중의 불안한 심리를 노린 누리꾼의 장난일 가능성이 적지 않다. 그러나 이들의 주장대로 간첩이 블로그를 활용해 국내 동태 등을 전하거나 지령을 내린 것이 사실일 경우엔 큰 파장이 예상된다.

남원상 기자 surreal@donga.com

▲동영상=포격맞은 연평도, 참혹한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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