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전 MOU, 이란에 전략적 우위 내줘
이란, 전쟁으로 ‘해협 봉쇄’ 효과 확인… 세계 경제 압박 지렛대 확보한 셈”
후티 반군 동원 수송로 봉쇄 가능성도
美의원들, MOU 내용 공개 요구 나서
예멘 ‘후티 반군’ 지지자들 反트럼프 시위 16일 예멘 수도 사나에서 친이란 성향의 시아파 반군인 ‘후티’ 지지자들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규탄하는 시위를 벌였다. 시위대는 트럼프 대통령이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도서관이 미국을 증오하는 사람들의 ‘메카’가 될 것”이라고 한 데 대해 이슬람 성지인 메카를 모욕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미국과의 종전 협상이 순조롭게 진행되지 않으면 이란이 후티를 동원해 원유 수송로이며 홍해의 관문 격인 바브엘만데브 해협 봉쇄에 나설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사나=AP 뉴시스
미국 정보당국이 19일로 예정된 미국과 이란의 종전을 위한 양해각서(MOU) 체결에 대해 “사실상 이란에 호르무즈 해협을 언제든 재봉쇄할 수 있는 새로운 전략적 우위를 내준 것”으로 평가했다고 CNN이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관계자는 미군이 전력을 다하지 않는 한 이란의 해협 봉쇄를 막을 수 없다는 사실이 이번 전쟁으로 증명됐다며 “해협의 통제권을 잃는 것은 이 시대의 최대 실수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 “이란에 핵보다 강한 호르무즈 통제권 줬다”
16일 CNN에 따르면 미 정보기관들은 최근 이번 전쟁으로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라는 세계 경제를 압박할 수 있는 강력한 지렛대를 확보했다고 진단했다. 정보당국 평가 내용을 잘 아는 한 관계자는 CNN에 “이란은 걸프 지역 에너지 인프라를 겨냥한 압박 전략의 효과를 확인했고, 이를 앞으로 비대칭 전력의 핵심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게 됐다”며 “이는 핵무기보다 강력한 무기”라고 전했다.
미 정보당국이 이란이 해협 봉쇄 카드를 계속 가져갈 것으로 보는 이유는 이란이 여전히 미사일, 드론, 소형 고속정 등 실질적인 봉쇄를 가능하게 하는 전력을 유지하고 있어서다. 이란은 4월 초 시작된 6주간의 휴전 기간 중 드론 생산을 일부 재개했는데, 이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약화한 특정 군사 능력을 빠르게 재건하고 있다는 신호 중 하나로 여겨진다.
특히 이란이 이번 전쟁을 통해 세계 석유 생산의 중심지인 걸프국들을 타격하는 방식으로 강력한 외교·군사적 지렛대를 확보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식했다는 게 정보당국의 평가다. CNN은 이란이 지금도 미국과의 협상이 결렬될 때를 대비해 예멘의 친(親)이란 무장단체 후티 반군을 동원해 또 다른 핵심 원유 수송로이며 수에즈 운하의 길목에 자리 잡은 홍해 남단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봉쇄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다만 미 정보당국은 이란도 해협 봉쇄엔 큰 비용 역시 뒤따른다는 것을 학습한 것으로 보고 있다. 우방인 중국과 주변 걸프국가들이 크게 반발해 이란에 불리한 대응에 나설 수 있다는 점을 이번 전쟁에서 확인했다는 것이다.
● 美 공화의원도 ‘이란 합의’ 내용 몰라 당혹
트럼프 행정부가 이란과 체결키로 한 종전을 위한 MOU 내용이 ‘깜깜이’라는 비판도 계속 커지고 있다. 미 정치매체 더힐에 따르면 집권 여당인 공화당 의원들조차 MOU의 내용을 모르고 있어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존 슌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16일 취재진에게 “나는 MOU 내용에 대해 제대로 모른다. 전문을 구하려고 시도 중”이라며 “대통령이 주요 국제 협약의 세부 사항을 같은 당 지도자들과 공유하지 않는 것은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공화당 의원들은 MOU 세부 내용 공개와 의회 검토도 요구하고 나섰다. 공화당의 차기 대권주자 중 한 사람으로 거론되는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은 이날 “MOU 전문과 함께 향후 최종 합의안이 나온다면 의회가 이에 대해 검토하고 표결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트럼프 행정부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려는 선박에 미 해군의 호위를 붙여 주는 이른바 ‘VIP 패스’ 서비스를 유료로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미 정치매체 폴리티코가 이날 보도했다. 현재 미국과 이란의 종전 합의에도 교전 재발 우려 탓에 해협 통항량은 미미한 상황이다.
폴리티코는 “트럼프 행정부가 호르무즈 해협의 유조선 운항을 정상화하기 위해 유료 호위 서비스를 포함한 다양한 방안을 논의 중”이라며 “보험사들을 설득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려는 선박들에 보험을 다시 제공하도록 유도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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