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 14만달러 탕감까지 내건 러시아…군 모집은 20% 줄었다

  • 뉴시스(신문)

입대 보너스 8만달러에도 군 모집 감소…“루블이 전쟁 치르는 건 아니다”
채무 불이행 남성까지 겨냥…러, 전선 보낼 병력 확보에 안간힘

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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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 병력을 확보하기 위해 거액의 입대 보너스와 채무 탕감책까지 내걸었지만, 군 모집은 오히려 줄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 CNN은 14일(현지시간) 러시아 곳곳에서 남성들을 상대로 수백만 루블 규모의 입대 인센티브 광고가 확산하고 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광고에는 8만달러 상당의 입대 보너스와 ‘영웅’ 대우, 러시아 시민권 취득 우대 등이 담겼다. 일부 광고는 도로변 대형 광고판뿐 아니라 젊은 남성들의 SNS 피드에도 뜨고 있다.

러시아 정부는 최근 군 복무 계약을 맺는 남성에게 최대 14만달러 상당의 빚을 탕감해주는 방안도 내놨다. 빚을 갚지 못해 법적 불이익을 받을 수 있는 남성들을 전선으로 끌어들이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그러나 러시아 경제 전문가 야니스 클루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러시아의 군 모집은 2025년 같은 기간보다 20% 줄었다. 전쟁 장기화로 금전적 유인책의 효과가 떨어지고 있다는 뜻이다.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의 러시아·유라시아 담당 선임연구원 나이절 굴드데이비스는 “루블이 전쟁을 치르는 것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러시아가 역사상 처음으로 국민을 강제 동원하기보다 돈을 주고 참전시키는 전쟁을 치르고 있다고 분석했다.

굴드데이비스는 러시아군 손실이 신규 모집 규모를 앞서는 조짐이 있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이미 죄수 수만 명을 전선에 보냈고, 북한군 병력도 세 차례 투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민자에게 군 복무를 유도하는 방식도 동원됐다.

일부 서방 정보기관 보고서는 전쟁 중 사망한 러시아 병력이 50만명에 육박한다고 추산했다. 징집을 피하려고 러시아를 떠난 사람도 수십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병력난은 전선에만 머물지 않고 있다. 전장에 투입될 수 있는 연령대 남성이 빠져나가면서 러시아 경제 전반도 노동력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굴드데이비스는 CNN에 “러시아는 전선에 보낼 사람뿐 아니라 일할 사람을 찾는 데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 군수공장도 이미 한계에 가까워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군수공장은 24시간 가동되고 있지만, 생산량을 더 늘리기는 쉽지 않다. 군수공장 인력 수요는 민간 부문의 인력난을 더 키우고 있다.

노동력 부족은 임금 상승과 물가 상승 압력으로 이어지고 있다. 러시아의 공식 연간 물가상승률은 6월 기준 5.52%로 둔화했지만, 식료품 가격은 2024년 1월보다 18% 이상 올랐다. 공공요금과 판매세 인상도 가계를 더 짓누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크렘린궁이 병력난을 버티기 위해 인도, 북한, 아프리카 국가 출신 인력을 민간 노동력이나 병력으로 더 끌어들일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더 강한 조치로는 2022년 이후 두 번째 강제 동원령이 거론되지만, 당시 많은 러시아인이 국경을 넘어 빠져나간 만큼 푸틴 대통령으로서도 정치적 부담이 크다.

우크라이나는 드론과 무인 장비 운용을 고도화하며 러시아군 피해를 키우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올해 초 우크라이나군이 처음으로 드론과 로봇만 동원해 러시아 진지를 점령했다고 주장했다.

CNN은 러시아가 돈으로 병력을 사들이는 전략을 계속 쓰고 있지만, 전쟁이 길어질수록 크렘린궁이 전쟁 목표를 낮출지, 러시아 사회와 경제에 더 큰 부담을 떠넘길지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 몰리고 있다고 짚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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