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중앙은행이 호르무즈 해협 통과 선박에 통행료를 거두기 위해 이란 리알화, 미국 달러화, 중국 위안화, 유로화 4개 통화로 된 전용 계좌를 개설하며 노골적인 ‘통행료 징수’에 나섰다.
27일 이란 이르나통신 등에 따르면 알라에딘 브루제르디 이란 의원은 이날 “중앙은행이 ‘호르무즈 해협 안보 법안’ 시행을 위해 4개 통화를 기반으로 한 특별 계좌를 개설했다”고 밝혔다. 앞서 23일 프레스TV 등 이란 언론은 이란군이 호르무즈 해협 통행료를 처음으로 현금으로 받았다고 보도했다.
호르무즈 해협의 통제권을 둘러싼 미국과 이란의 공방 또한 치열하다. 27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란산 원유 1050만 배럴을 실은 유조선 6척이 미국의 봉쇄에 이란 항구로 강제 회항했다.
중동을 관할하는 미군 중부사령부 또한 13일부터 본격화한 미국의 해상 봉쇄 후 “37척의 선박이 회항했다”고 25일 밝혔다. 나아가 27일에는 “미군이 38척의 선박에 방향을 바꾸도록 지시했다”고 홍보했다. 다만 24일 이란산 원유 약 400만 배럴을 실은 유조선 2척은 봉쇄망을 뚫고 아시아로 향했다.
26일 파르스통신 등 이란 언론은 4일 전 이란 혁명수비대(IRGC)가 나포한 파나마 선적의 ‘MSC프란체스카’호와 그리스 선적의 ‘에파미노데스’호의 새로운 영상을 공개했다. 새 영상에는 이란 국기가 MSC프란체스카호에 게양되는 모습이 담겼다. 이란 측은 두 배 중 한 척이 이스라엘과 연관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다만 봉쇄 와중에서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측근인 러시아 부호 알렉세이 모르다쇼프와 관련된 초호화 요트 ‘노르드’호는 25일 호르무즈 해협을 무사히 통과했다. 모르다쇼프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후 푸틴 대통령과의 연관성 때문에 미국, 유럽연합(EU) 등의 제재를 받았다. 이란 측이 의도적으로 이 배를 통과시켜줬다는 관측이 나온다.
두 나라는 27일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개막한 제11차 핵확산금지조약(NPT) 평가회의에서도 이란의 NPT 부의장국 선출을 두고 공방을 벌였다. 이번 회의에서 191개 NPT 당사국은 34개 부의장국 중 하나로 이란을 선출했다.
미국 측은 NPT 조약을 무시한 채 핵 개발을 계속해 온 이란이 부의장국이 되는 것은 “NPT에 대한 모욕”이라고 비판했다.이란은 “미국이 NPT를 위반해 핵무기를 확대하고 이스라엘을 지원했다”고 대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