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안 미스터리… 트럼프 포함 부통령·하원의장 등 고위급 참석에도 ‘최고등급’ 지정 안돼

  • 동아일보
  • 입력 2026년 4월 27일 12시 08분


고위 인사 공식행사에 ‘국가 특별 보안’ 지정 안돼
호텔 출입구 금속탐지기 검색 없고 신원 확인 안해


25일(현지 시간) 미국 백악관 출입기자협회(WHCA) 만찬 행사 중 발생한 총격 사건과 관련해 행사의 전반적인 보안이 지나치게 허술했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이번 행사에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J D 밴스 부통령을 포함해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 등이 참석했다. 그런데도 이 행사엔 다른 고위급 행사보다 낮은 수준의 보안이 적용됐다고 계획을 잘 아는 당국자를 인용해 워싱턴포스트(WP)가 26일 보도했다.

● 비밀경호국, 연회장과 그 주변만 보호 구역으로 간주

미국에선 통상 대통령 취임식이나 국정연설(State of the Union) 같이 다수의 고위 인사가 모이는 공식 행사는 ‘국가 특별 보안 행사(NSSE·National Special Security Event)’로 지정된다. 국토안보부 장관이 NSSE를 지정하면 비밀경호국(SS)이 전체 보안을 총괄하게 돼 있는 것. 하지만 이번 백악관 만찬 행사는 NSSE로 지정되지 않았다고 WP는 지적했다.

WP는 또 SS가 연회장과 그 주변만을 보호 구역으로 간주했고, 호텔 전체에 대한 책임은 지지 않았다고 수사 관계자들을 인용해 전했다. 호텔 외부에선 워싱턴 경찰이 도로 통제와 교통을 담당했지만, 수천 명의 참석자와 호텔 전체 보안에 대해선 명확한 책임 주체가 없었다는 의미다. 심지어 용의자인 콜 토마스 앨런(31)은 호텔에 객실도 예약한 상태였다.

행사 전후 허술한 보안 조치도 문제로 지적된다. 참석자들은 종이나 디지털 초대장(티켓)만 소지하면 호텔에 입장할 수 있었고, 금속 탐지기를 통과하기 전까지 몇 시간 동안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었다. 실제로 전날 행사가 열린 ‘워싱턴 힐튼’ 호텔에서 금속탐지기를 동원한 보안 검색은 본행사인 만찬이 진행된 호텔 내 ‘인터내셔널 볼룸’으로 입장하려는 사람들을 대상으로만 진행됐다. 호텔 출입구에서는 보안 검색이 이뤄지지 않았던 것.

대피 역시 원활하지 않았단 지적이 나온다. 미국 라디오 방송인 KFGO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총격 발생 후 30여 초 만에 행사장을 나왔다. 루비오 장관과 피트 헤그세스 장관은 150초가 지난 뒤 행사장을 나왔다.

● 용의자도 허술한 보안 상황 조롱

산탄총, 권총, 칼 등을 소지했던 앨런은 전날 범행 직전 직접 쓴 ‘선언문(manifesto)’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물론 고위관리까지 동시에 표적으로 삼으며 행사장의 허술한 보안 상황을 조롱했다.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앨런은 선언문에서 “비밀경호국은 도대체 뭘 하고 있는 거냐”며 “모든 길목에 보안 카메라가 있고, 호텔 방은 도청되고, 3m마다 무장 요원이 깔려 있고, 금속 탐지기가 넘쳐날 줄 알았지만 내가 마주한 건 아무 것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또 “만약 내가 미국 시민이 아니라 이란 요원이었다면, 여기에 M2 기관총(Ma Deuce)을 들고 들어왔어도 아무도 눈치채지 못했을 것”이라며 “정말 어처구니없는 일”이라고 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비밀경호국과 모든 법집행기관은 아주 뛰어났다”며 “항상 꼬투리를 잡고 이것저것 말할 수는 있지만, 그들은 훌륭했다”며 보안 논란에 반박했다. 대신 그는 “우리는 크고 아름답고, 모든 면에서 매우 매우 안전한 연회장을 짓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사건을 명분으로 과도한 예산 등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백악관 내 대형 연회장 건설의 필요성을 주장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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