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가리아 총선 ‘친러’ 라데프 정당 승리[지금, 여기]

  • 동아일보

EU의 우크라 지원 차질 가능성

“부패한 엘리트와 마피아를 척결하겠다.”

19일 치러진 불가리아 총선에서 루멘 라데프 전 대통령(63·사진)이 이끄는 친(親)러시아 정당이 과반을 차지했다. 라데프 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지원에 반대하며 러시아와의 경제 교류 확대를 주장해 왔다. 다만, 유럽연합(EU) 의존도가 높고, 경제력도 EU 최하위권이란 현실적 제약 탓에 불가리아의 외교정책이 급선회하진 않을 거라는 전망이 나온다.

불가리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라데프 전 대통령이 이끄는 진보불가리아당(PB)은 개표율 91.7% 기준 44.7%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현지 여론조사 기관 알파리서치는 PB가 최종적으로 43% 이상 득표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는 총 240석 중 과반인 131석을 확보할 수 있는 수준이다. 라데프 전 대통령은 이날 “불신과 공포가 패배하고 희망과 자유가 승리했다”며 부패 척결을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고 했다.

이번 불가리아 총선은 정권 심판 성격이 강했다. 이 나라에선 지난해 말 전국적인 반정부 시위로 집권 연정이 붕괴했다. 누적된 경제난이 인구 감소와 치안 불안으로 이어지며 불만이 폭발한 데 따른 것. 불가리아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지난해 기준 1만8060유로(약 3130만 원)로 EU 회원국 중 꼴찌였다. 또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가 인구가 줄어드는 국가이기도 하다. 이에 유권자들이 집권당인 중도우파 유럽발전시민당(GERB)과 연립 정당인 권리와자유운동(DPS)을 심판한 것으로 분석된다.

라데프 전 대통령은 GERB와 DPS 비판에 앞장섰다. 그는 실권을 쥔 총리직에 도전하고자 대통령직을 사퇴하고 이번 총선에 나섰다. 그는 러시아산 원유 도입 등 대러 경제 교류 확대를 내세우며 우크라이나 지원에 반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번 총선 결과로 인해 EU의 우크라이나 지원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하지만 라데프 전 대통령이 최근 헝가리 총선에서 실각한 빅토르 오르반 총리처럼 러시아에 노골적으로 밀착하며 EU에 어깃장을 놓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자국 통화를 보유하고 자동차를 중심으로 제조업 기반이 비교적 튼튼한 헝가리와 달리 불가리아는 경제적 여력이 떨어지는 데다 올 초 유로존에 가입하며 EU 의존도가 더 커졌기 때문이다.

#불가리아 총선#루멘 라데프#친러시아 정당#부패 척결#우크라이나 지원 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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