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 라스라판 산업단지 내 LNG 생산 시설. 호르무즈 해협 통과가 제한되면서 중동발 가스 수출 차질 우려가 커지고 있다. Getty Images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려던 카타르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2척이 결국 회항했다. 일본 관련 선박은 통과했지만 핵심 공급선이 막히면서 글로벌 가스 시장의 긴장감이 다시 높아지고 있다.
● 카타르 LNG 2척 회항…핵심 공급선 흔들렸다
6일(현지시간) 블룸버그와 선박 추적 데이터에 따르면 LNG 운반선 ‘알 다옌’과 ‘라시다’는 해협 진입을 시도했지만 오만 인근에서 속도를 줄인 뒤 항로를 되돌렸다. 두 선박 모두 전쟁 이후 첫 LNG 수출 시도로 주목받았지만 실제 통과에는 이르지 못했다.
카타르가 막힌다는 점은 단순한 개별 선박 문제가 아니다. 카타르는 전 세계 LNG 공급의 약 20%를 차지하는 핵심 수출국으로, 물량의 80% 이상이 아시아로 향한다. 중국·인도·한국·일본 등 주요 수입국이 모두 일정 부분 의존하고 있는 구조다.
특히 한국은 발전용 LNG에서 카타르 비중이 높은 편으로, 수출 흐름이 흔들릴 경우 전력·연료 수급 전반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사례는 중동발 가스 수출이 재개될 것이라는 기대를 꺾는 신호로 해석된다.
● 일본은 통과…국적·지분 따라 갈린 해협
같은 시기 일본 해운사 관련 선박 일부는 해협을 통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일본 공영방송 NHK에 따르면 자회사 소속 LPG 운반선 ‘그린 아샤’는 해협을 빠져나와 인도로 향했고, 일본·오만 합작 선박 등도 잇따라 통과했다.
일본은 인도 국기를 달거나 오만과의 합작 지분을 활용하는 방식으로 통과 사례를 만들어낸 것으로 전해진다. 이처럼 통과 여부가 엇갈린 배경에는 국적과 소유 구조가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같은 해협이라도 ‘누가 보냈느냐’에 따라 통과 여부가 갈리는 구조가 드러난 셈이다. 특히 중국을 목적지로 한 물량마저 회항하면서, 통행 기준이 단순한 수요가 아니라 출발지와 조건에 따라 결정되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해석이 나온다.
● 한국 선박 26척 대기…특사 파견 대응
한국 선박 상황도 변수다. 현재 호르무즈 해협 안쪽에는 한국 국적 선사 선박 26척이 머물러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정부는 대응에 나섰다.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은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사우디아라비아, 오만, 카자흐스탄을 방문해 원유와 나프타 확보 협의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선원 안전을 최우선으로 두고 해협 통과 방안을 검토 중이다. 다만 일본·프랑스 사례와 달리 한국 선박은 국적과 운항 구조가 달라 동일한 방식 적용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 호르무즈 ‘조건부 통과’…가격·운송비 영향 우려
이란이 통행 조건을 개별적으로 조정하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블룸버그는 이란이 오만과 함께 해협 통행을 관리하는 방안을 논의하면서 항차당 최대 200만 달러 수준의 비용 부과를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일부 선박은 이란 영해를 피해 오만 해안선을 따라 우회 항로를 선택하고 있다. 다만 이 경로는 수심과 항로 조건상 대형 선박에는 부담이 크다.
결국 변수는 공급 흐름이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LNG 물동량의 약 20%가 지나는 핵심 통로다. 카타르발 수출이 정상화되지 않을 경우 가스 가격과 운송 비용, 보험료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에너지 시장 전반의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최현정 기자 phoeb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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