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제11해병원정대가 태평양에서 상륙작전 훈련을 벌이고 있다. 지난달 27일 중동지역에 도착한 제31해병원정대에 이어 제11해병원정대도 중동으로 이동 중이다. 이런 가운데 미 육군 제82공수사단 소속 약 2000명이 중동에 도착하기 시작했다고 지난달 30일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美 해병대 ‘X’ 캡처
“이란이 이 ‘황금 같은 기회’(golden opportunity)를 거부한다면 세계 역사상 가장 강력한 군대가 심각한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지난달 30일 브리핑에서 “지금 시점에서 이란 정권을 위한 최선은 (미국과) 합의하는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란과의 협상이 잘 진행되고 있다면서도 결렬 시 대규모 지상군 투입 가능성 등을 시사하며 압박한 것.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 발전소 등에 대한 공격 유예를 미 동부시간 6일 오후 8시(한국시간 7일 오전 9시)까지 연장한 바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연일 협상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지만, 미-이란 간 입장 차는 여전히 커 6일까지 합의가 이뤄지기 어려울 거란 관측도 제기된다. 양측은 이란의 핵 프로그램 완전 폐기 여부, 우라늄 농축 수준, 장거리 미사일 능력 제한 등 핵심 쟁점을 두고 간극을 좁히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이란이 봉쇄 중인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을 둘러싼 갈등도 협상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 루비오 “이번 작전 끝나면 호르무즈 어떻게든 열려”
레빗 대변인은 이날 “이란은 현재 전투 역량이 크게 약화된 상태로 평가되고 있다”며 “이란 정권의 남은 세력들이 협상 테이블로 나오길 갈망하는 모습을 보는 건 전혀 놀라운 일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또 “(이란) 정권이 공개적으로 내놓는 허세와 허위 보도에도 불구하고 (이란과의) 대화는 계속되고 있으며 잘 진행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오늘이 전쟁 30일째”라며 앞서 예고한 4∼6주의 전쟁 기간엔 변동이 없을 거라고 했다. 폭격을 유예한 6일까지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 강경한 조치를 통해 어떻게든 전쟁을 조기에 마무리 짓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도 트루스소셜에 “이란과의 협상이 타결되지 않거나 호르무즈 해협이 즉시 개방되지 않을 경우 모든 발전소, 유전, 하르그섬(어쩌면 담수화 시설까지도)을 폭파하고 완전히 제거해 작전을 마무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도 이날 알자지라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전쟁은 “몇 달이 아닌, 몇 주의 문제”라며 오래 끌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언제나 외교를 선호한다”며 “이번 작전이 끝나면 (호르무즈 해협은) 어떤 방식으로든 열릴 것”이라고 했다.
이런 가운데 미군의 정예 지상군 전력도 속속 중동에 도착하고 있다. 앞서 도착한 제31해병원정대에 이어, 미 육군 제82공수사단 소속 수천 명이 중동지역에 도착하기 시작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지난달 30일 보도했다. 또 뉴욕타임스(NYT)는 역시 미 육군의 정예 특수부대인 레인저스와 해군 최정예 네이비실 병력도 수백명이 중동 현지에 도착했다고 전했다.
● 이란, 호르무즈 자국 안보 지렛대로 인식…포기 안할듯
루비오 장관은 이날 종전을 위해 이란이 취할 ‘최소한의 양보’와 관련해 “모든 핵과 무기 프로그램에 대한 야망을 포기해야 한다”며 핵·미사일 원천 차단 수준의 요구를 고수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에 핵 포기, 미사일 사거리 및 수량 제한 등 15개 요구사항을 이미 전달했고, 이란이 이를 대부분 수용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란은 현재까지 이런 요구를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보이지 않고 있다.
특히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양국의 입장 차는 더 벌어지고 있다. 미국은 해협의 완전한 개방과 안전보장을 요구하며 필요 시 국제 공조를 통한 관리를 주장한다. 반면 이란은 해협을 자국 안보와 직결된 핵심 지렛대로 보고 통제를 강화하고 있다.
대(對)이란 공세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이스라엘도 외교적 해결을 어렵게 하는 변수로 꼽힌다. 이스라엘은 이란의 핵·미사일 능력을 ‘존재론적 위협’으로 규정하며, 군사적 해법을 강조하고 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미국 뉴스맥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란과의 전쟁에서 목표의 절반 수준을 달성했다면서도 “구체적인 일정은 정하고 싶지 않다”고 했다. 조기 종전 방침을 밝혀온 트럼프 행정부와 달리, 고강도 군사 작전을 이어가겠단 의지를 피력한 것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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