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발 원유 공급 차질에 원료 품귀
인공투석 튜브 등 의료기 대란 우려
다카이치 “공급 유지… 침착 대응을”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따른 전 세계적인 나프타 수급 차질로 인해 일본에서는 의료기기 공급 부족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일부 의료기기 값이 뛰고 있고, 수개월 뒤 공급 중단 사태까지 예상되고 있는 것. 이에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일본 총리가 사태의 진정을 직접 호소하고 나섰다.
로이터통신과 TV니시닛폰 등에 따르면 나프타 수급 차질로 인해 일부 의료기기의 가격 인상이 본격화되고 있다. 의료용 고무장갑은 100개들이 한 세트에 450엔(약 4200원)에서 2배 이상인 1000엔(약 9400엔)으로 올랐다. 후쿠오카 시내 병원장은 “최근 납품업자로부터 위내시경 등에 쓰이는 포셉(의료용 집게) 등 제품 가격의 대폭 인상을 통보받았다”며 “나프타로 만드는 주사기 같은 의료기기의 공급 차질이 발생하면 환자를 제대로 돌볼 수 없다”고 우려했다.
앞서 다카이치 총리는 26일 총리 관저에서 관련 부처들과 함께 의료기기 조달 현황 등 대책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일본 내 인공투석 튜브 시장 점유율 50%를 차지하는 한 기업의 경우 태국, 베트남 공장의 나프타 공급이 부족해져 올 8월경 일본 내 공급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사실이 보고됐다. 또 수술 도중 피 등을 받아내는 일회용 폐액 용기 시장의 70%를 점유한 한 기업은 태국 공장 가동에 필요한 나프타 공급이 다음 달 중순쯤 종료될 것으로 보고됐다. 일본 내 약 34만 명의 투석 환자(2024년 기준)가 당장 어려움을 겪을 수 있는 것이다.
이처럼 의료 불안이 확산되자 다카이치 총리가 직접 진화에 나섰다. 그는 29일 소셜미디어 X에 “최근 중동 정세로 인해 석유 관련 제품, 특히 의료 물자에 관한 불안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며 “국내 의료 활동이 정체되지 않도록 서로 다른 공급망 간의 석유제품 융통 지원 등 안정적 공급을 도모하는 체계를 구축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의료기기와 관련해) 곧 공급이 끊기는 일은 없으니 침착한 대응을 부탁한다”고 덧붙였다.
도쿄=황인찬 특파원 h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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